‘세상에서 가장 편한 구두’를 만들겠다는 집념으로 42년간 외길 인생을 걸어온 김원길(사진) 바이네르 대표가 글로벌 패션의 심장부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명품 거리에 첫 대리점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추진할 계획이다.
바이네르의 전신은 김 대표가 1994년 창업한 안토니오 제화다. 김 대표는 그후 안토니로 법인을 바꾸고 매장에선 안토니, 바이네르 등을 같이 사용하다가 2015년 9월에 아예 바이네르로 사명을 바꿨다.
바이네르는 이탈리아의 구두 장인 바이네르 드피에트리가 1961년 구두회사 코디바를 창업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따 명품으로 키운 브랜드다. 코디바는 1990년대 하루 수제화로만 1만2000켤레를 만들 정도로 세계에서 구두를 가장 많이 만드는 회사였다. 창업주는 이탈리아 국가훈장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구두에 관한 한 바이네르 회장을 멘토로 삼아왔다. ‘세상을 아름답게, 사람들(인류)을 행복하게, 그 속에서 나(우리)도 행복하게’라는 지금의 사훈은 바이네르의 기업 모토에서 따온 것이다. 김 대표는 2011년 바이네르 브랜드를 아예 인수했다. 바이네르 구두를 수입해 판매하면서 바이네르 회장 및 코디바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다 2002년 바이네르 회장이 타계했다. 아들이 가업을 승계했는데 사업 확장에 욕심을 부리던 중 유럽 재정위기가 발생하면서 회사의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이 틈을 노려 코디바와의 협상을 통해 유럽과 아프리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바이네르 상표권을 인수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김 대표의 구두 인생은 10대부터 시작됐다. 충남 당진 출신인 그는 중학교 졸업 후 서산에 있는 작은아버지 제화점에서 구두 만드는 일을 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구두 제작일을 했다. 1984년 전국기능대회에서 제화부문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가난한 집 자식으로 태어난 것이 지금에 와 돌이켜보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미래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웠기 때문인데 나는 이를 ‘아버지의 유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나눌 줄 아는 CEO다. 15년 이상 장기 근속자들에겐 사장으로 독립시키기 위해 대리점 운영권을 준다.
현재 전국에 18곳이 이렇게 운영되고 있다. 장학회를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골프 꿈나무 지원, 어르신 효도 잔치, 복지시설 물품·기부금 전달 등 그의 선행은 중소기업업계에서 유명하다.
바이네르는 올해 약 8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1일에는 일산 식사동에 대형 프리미엄 아웃렛도 오픈해 백화점 등과 함께 국내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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