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과 로봇 등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단순한 기술추격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의 사업방식을 바꾸고,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하는 것이다. 사람과 사물을 연결하고 현실과 가상 세계를 결합시키는 ‘초연결사회’에 적합하도록 말이다. 그래서 혁명이다.
산업혁명을 통해 이루어낸 산업화(1, 2차)와 정보화(3차)도 사실 과학기술 발전만으로는 잘 설명되지 않는다. 1차 산업혁명 당시 방직기계 발전은 17세기 런던에 등장한 쇼윈도와 옥양목 패션에 매료된 여성들의 폭발적 의류소비가 결정적 기여를 했다. 3차 산업혁명을 이끈 컴퓨터 자동화기술만 해도 정보입력장치, 소프트웨어, 저장장치 등 그 핵심은 본래 음악을 연주하고 녹음하기 위해 발명된 것이었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AI인 구글의 알파고와 IBM의 왓슨도 바둑과 퀴즈쇼를 통해 진화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실과 가상 세계가 결합하는 증강현실체험도 ‘포켓몬 고’라는 게임이 주도하고 있다. 즉, 4차 산업혁명에서도 ‘놀라움’과 ‘매력’이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소프트파워가 더욱 중요해진다. 소프트파워 자체가 성능의 우수성을 넘어 매력과 재미를 통해 자발적 관심과 동의를 이끌어 내는 힘이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 경제의 미래가 안 보인다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아직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기반이 있고, 디지털 하드웨어도 강하다. 여기에 소프트파워를 불어넣는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기회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이미 한류 콘텐츠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타고 본격적으로 세계 소프트파워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문화콘텐츠 기업들의 매출 총액도 100조 원을 돌파했다. 이런 콘텐츠 부문의 도약이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형 모델을 구축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모델에는 정답이 없다. 우리도 가장 잘하고 가장 강한 곳에 집중해서 차별화된 모델을 실천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성공전략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정책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미국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반독점법 체계를 기반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산업화 성과를 일구어냈다. 당시 포드자동차와 같은 신생 기업뿐만 아니라, 지금 실리콘밸리의 혁신기업들까지 마음껏 뛸 수 있는 발판을 그때 마련했다.
반면, 1차 산업혁명 때 영국의 보호무역주의와 금욕주의처럼 초기 산업화발전을 저해한 사례도 있다. 요즘 우리나라도 국정농단 사태로 말미암은 후유증을 겪었다. 그렇다고 ‘콘텐츠’라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동력과 이를 선도하는 사람들이 소외되고 성장의 불씨가 꺼지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경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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