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오랜 세월 사랑받는 세계적인 뮤지컬들이다. 프랑켄슈타인, 마타하리, 더 데빌. 초연 때부터 국내 공연계를 들썩이게 한 화제의 창작 뮤지컬로, 흥행 성적도 기록적이다. 여주인공도 유명하다. 유령으로부터 노래를 배우는 크리스틴 다에(오페라의 유령), 하이드의 욕망이 투사된 루시(지킬 앤 하이드), 돈키호테의 순결한 사랑 알돈자(맨 오브 라만차), 괴물을 돌보는 까뜨린느(프랑켄슈타인), 이중 스파이 마타하리(마타하리), 남편의 욕심에 희생된 그레첸(더 데빌). 그런데 한 설문조사에서 이 6인이 ‘가장 싫은 뮤지컬 속 여성 캐릭터’ 10위 안에 모두 들었다. 왜일까.
인기 뮤지컬 속 인기 없는 여주인공. 관객들은 이들을 보는 게 ‘불편하다’고 했다. 공연 포털 사이트 ‘스테이지톡’과 ‘더뮤지컬’이 공동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무려 응답자(95%가 주요 관객층을 형성하는 여성이다)의 88%가 ‘뮤지컬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를 보고 불편한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여주인공의 어떤 모습이 거슬리는 걸까. ‘남성 캐릭터의 성장 또는 각성의 도구로 이용될 때’(33.7%) ‘신체적·성적 학대를 당할 때’(29.3%) ‘성적 매력만 부각될 때’(13.2%) ‘단순한 캐릭터를 착하고 예쁘게 포장할 때’(10.1%) 등의 순이었다.
정곡을 찌르는 기타 의견도 주목해볼 만하다. ‘여성 캐릭터가 성녀 아니면 창녀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중심 역할을 맡는 여성 캐릭터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비단 무대 위에서만 감지되는 현상이 아니라, 영화·드라마 등 이 시대 문화 콘텐츠들이 여성을 다루고 소비하는 방식 그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누구를 좋아한다고 했을까. 보수적인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야한 소설’을 쓰는 안나(레드북), 외모에 대한 편견 속에서도 당당한 엘파바(위키드), 사랑과 책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이다(아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벨마(시카고) 등이 꼽혔다. 특히, 1위를 차지한 안나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개성 강한 캐릭터다. 그녀가 빨리 다시 무대에 오르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팬이 많다.(2월 1일자 컬처톡 참조)
가장 흥미로운 항목은 ‘뮤지컬에서 보고 싶은 여성’으로, 창작자들이 눈여겨봤으면 한다. 1·2위를 차지한 앤(빨간머리 앤)과 제인 에어(제인 에어)와 같은 세계 명작 속 캐릭터를 비롯해 매드맥스의 여전사 퓨리오사, 라라랜드의 배우 지망생 미아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이 눈길을 끈다.
제일 기대되는 건 바로 이거다. 한국 영화 암살의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과 아가씨의 히데코와 숙희. 각각 5위와 11위에 올랐다.
pdm@munhwa.com
인기 뮤지컬 속 인기 없는 여주인공. 관객들은 이들을 보는 게 ‘불편하다’고 했다. 공연 포털 사이트 ‘스테이지톡’과 ‘더뮤지컬’이 공동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무려 응답자(95%가 주요 관객층을 형성하는 여성이다)의 88%가 ‘뮤지컬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를 보고 불편한 경험이 있었다’고 답했다. 여주인공의 어떤 모습이 거슬리는 걸까. ‘남성 캐릭터의 성장 또는 각성의 도구로 이용될 때’(33.7%) ‘신체적·성적 학대를 당할 때’(29.3%) ‘성적 매력만 부각될 때’(13.2%) ‘단순한 캐릭터를 착하고 예쁘게 포장할 때’(10.1%) 등의 순이었다.
정곡을 찌르는 기타 의견도 주목해볼 만하다. ‘여성 캐릭터가 성녀 아니면 창녀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한다’ ‘중심 역할을 맡는 여성 캐릭터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비단 무대 위에서만 감지되는 현상이 아니라, 영화·드라마 등 이 시대 문화 콘텐츠들이 여성을 다루고 소비하는 방식 그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누구를 좋아한다고 했을까. 보수적인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야한 소설’을 쓰는 안나(레드북), 외모에 대한 편견 속에서도 당당한 엘파바(위키드), 사랑과 책무 사이에서 갈등하는 아이다(아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벨마(시카고) 등이 꼽혔다. 특히, 1위를 차지한 안나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개성 강한 캐릭터다. 그녀가 빨리 다시 무대에 오르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팬이 많다.(2월 1일자 컬처톡 참조)
가장 흥미로운 항목은 ‘뮤지컬에서 보고 싶은 여성’으로, 창작자들이 눈여겨봤으면 한다. 1·2위를 차지한 앤(빨간머리 앤)과 제인 에어(제인 에어)와 같은 세계 명작 속 캐릭터를 비롯해 매드맥스의 여전사 퓨리오사, 라라랜드의 배우 지망생 미아 등 영화 속 주인공들이 눈길을 끈다.
제일 기대되는 건 바로 이거다. 한국 영화 암살의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과 아가씨의 히데코와 숙희. 각각 5위와 1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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