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EEZ에 도달안한 高角발사
비행거리 의도적 축소나 실패
核·미사일 논의에‘경고’차원
“中 심기 건드려…‘선’ 넘어서”
6차 核·ICBM 등 감행 가능성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신형 ‘북극성-2’(KN-15: 북극성-2 한·미 군당국 명칭)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한 것은 오는 6~7일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무력시위 성격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 군당국은 미·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증폭핵분열탄을 사용한 다중핵폭발의 6차 핵실험을 추가로 감행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한·미 군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MRBM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핵 문제 해결방향 논의에 앞서 북한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북극성-2는 한·미 양국 군사정찰위성과 레이더의 감시를 피해 언제 어디서든 한국 및 일본·괌의 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시 주석에 대한 북핵·미사일 문제 해결 요구 압박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북극성-2는 발사 징후가 식별되기 쉬운 액체연료 엔진이 아닌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한·미 군당국은 북극성-2가 93도로 고각발사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비행시간 약 9분, 최대 고도가 189㎞, 비행거리가 60여㎞인 점에 비춰보면 정상비행에 실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단 수직에 가까운 고각발사와 고체연료의 양을 줄여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까지 도달하지 않도록 조절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월 12일 발사된 북극성-2의 최대 고도는 520㎞였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이번 미사일이 지상발사시설에서 발사됐다고 설명했지만 우리 군당국은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보다는 일단 MRBM 1발 발사를 택한 것은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저강도 도발을 선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극성-2는 북한이 지난해 8월 성공했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지상형이다. 미국은 사거리 3000㎞ 이상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보다는 사거리가 짧은 2500∼3000㎞의 MRBM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 직전에 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동안 대북 영향력을 과시했던 ‘중국의 체면’은 상당 부분 손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 군당국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만큼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강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후인 2016년 3월 31일 워싱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정상회담을 할 때도 북한이 중거리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2주일여 전인 3월 18일이었다. 정부 당국자는 “과거 북한은 미·중에 시위성 신호를 보내면서도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을 지켰지만 이번에는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 2013년 6월 7일 미·중 정상회담 때는 3개월 전 단거리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후 한국 정부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제의하는 등 화전양면 전술을 폈다.
정충신·인지현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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