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보다는 安이 더 나을 수도”
“영남 후보라고 나온 아(애)들 중에 될 사람이 어딨노. 될 사람 밀어줘야 하는 게 맞지.” “된다 생각해서 여 왔나…지도 지 안 되는 거 알 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대구·경북(TK)의 적자’를 자임하며 지난 3일과 4일 연이어 대구 서문시장을 찾았지만 정작 후보들의 유세를 바라보던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박근혜 시대’가 지나간 상황에서 대구는 두 보수정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회의적인 듯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서도 아직은 탐색하는 상황이다. ‘문재인도 싫고 지금의 보수후보로도 마뜩잖은’ 현실에서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가 전략적 선택을 하는 상황이었다. 서문시장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엄모(여·63) 씨는 누차 “홍준표라고 되겠나. 유승민, 홍준표 둘이 합해도 문재인이 반의반도 안 되는 거 아이가”라고 물었다. 보수정당 후보인 홍 후보에 관심을 내비치면서도, 당선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눈치였다.
이런 가운데 안 후보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싹 트는 분위기다. 김모(37) 씨는 “안철수가 그래도 중도 좌파니까 문재인보다 우파에 더 가까운 것 아닌가”라며 “안철수가 되는 게 문재인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라고 했다. 전업주부 이미영(여·40) 씨도 “이 마당에 문재인이 되면 대구 씨앗 말릴까 무섭다”며 “그나마 대구에 적대감 없는 후보 중 될 사람은 안철수뿐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선문대에 다니는 최모(22) 씨는 “생애 첫 투표인데 의미 있게 표를 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수 후보에 투표를 할 생각이냐는 질문에는 “우리 지역 사람들이긴 하지만…”이라며 말을 아꼈다.
유력 보수후보 부재에 아예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잃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회사원 김모(41) 씨는 “안철수가 그쪽 후보로 나오면 홍준표, 유승민은 다 빨려 들어가는 것 아닌가”라며 “안철수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아예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28∼30일 조사(응답률 22%,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 이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5자 가상구도에서 TK 유권자 33%는 안 후보를, 30%는 문 후보를 선호했다. 유 후보 8%, 홍 후보 14% 등 보수정당 후보 지지율은 미약했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 비율도 14%에 달했다.
대구 =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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