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는 대기 질 측정 핵심
먼지 주된 원인 뒤바뀔 문제
“측정값에 공백 더 생겨”해명
발생한 이유·비율 등 안밝혀
정부정책 신뢰성에도 큰 타격
관련 담당자들도 ‘기강 해이’
환경과학원 관계자는 5일 “통계 자료를 최종 확정한 후 한국환경공단으로 자료를 전송할 때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 지침상 정해진 통신규약에 따라 자료를 전송해야 하는데, 백령도의 초미세먼지(PM2.5) 항목 자료에서 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며 “전송된 측정값 앞에 공백이 한 칸만 있어야 하는데 한 칸이 더 추가돼 측정값의 끝자리가 사라져 버려 벌어진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환경과학원의 해명은 단순한 측정값의 자릿수 밀림으로 넘기기엔 많은 문제점이 있다. 백령도는 ‘국가배경농도’ 측정지역, 즉 국내에서 유발되는 오염원이 주변에 거의 없어 미세먼지 측정 시 국외의 영향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핵심 지역이기 때문이다.
최종확정자료 기록을 보면 2015년 3월 31일 밤 12시 서울 서소문에서 측정된 시간당 평균 PM2.5 양은 27㎍/㎥인데, 백령도에서 측정된 값은 1㎍/㎥으로 서소문에서 측정된 값보다 지나치게 낮다. 백령도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대기 질 측정 장소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중국의 미세먼지 영향 여부를 판가름하는 데 열쇠를 쥐고 있는 지역이다.
당시 백령도에서 측정된 실제 PM2.5의 양은 19㎍/㎥으로 최종확정자료의 수치와 비교할 때 무려 18㎍/㎥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초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이 한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에 있느냐는 해석이 뒤바뀔 수 있을 만큼 큰 오차다. 이같이 핵심지역에서 측정되고 국민에게 공개된 통계 자료 전체에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정부가 펼쳐 온 미세먼지 정책 자체의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것으로, 미세먼지 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류가 장기간 방치됐다는 사실도 문제다. 2015년 1∼4분기 미세먼지 통계 최종확정자료 파일은 지난해 9월 29일, 2016년 1·2분기 자료 파일은 각각 같은 해 11월 16일과 12월 26일에 최종 수정됐다. 길게는 반년 이상 국민에게 공개돼 온 자료의 중요한 부분이 오류투성이였던 셈이다. 장기간 이 같은 심각한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결국 환경부와 환경과학원 담당자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진영 기자 news119@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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