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靑행정관 인터뷰 전문

“민정은 원칙대로 판단해야
우유부단한 행태가 결국
노무현 죽음 이르게 한것”

김병준 前실장도 당시 증언
“민정수석실이 盧 망쳤다며
사건무마 吳행정관 괴로워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배병렬 씨 음주 교통사고 당시 청와대에 행정관으로 근무한 A 씨는 “이호철 청와대 민정1비서관이 관련 사실을 확인한 뒤 직원들에게 ‘덮자’고 제안했고, 일부 반발이 있었지만 그대로 밀고 나갔다”고 밝혔다.

A 씨는 사고가 발생한 지 14년 가까이 지났지만 민정수석실의 은폐 논의를 비교적 소상히 기억했다. A 씨는 “사안의 심각성으로 비춰볼 때 배 씨 음주사고 내용이 즉각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에게 보고됐고 문 수석이 99% 알았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A 씨는 “원리원칙대로 일을 처리하지 않은 민정수석실의 이런 행태가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A 씨와의 인터뷰는 3월 24일과 28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됐다. 두 번째 인터뷰는 본인의 동의를 구해 녹음했다.

― 배 씨 음주운전 교통사고 발생 직후 청와대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

“그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황당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일벌백계로 엄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그런데 이 민정1비서관이 직원들에게 ‘덮자. 대통령 힘드신데 이렇게 나가면…’이라고 했다. 반대한 이들도 주무 비서관의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 당시 민정 라인 보고 계통은 어땠나.

“민정1비서관실 라인으로만 본다면 친인척 담당 경찰 경정이었던 김모 행정관, 그 위에 오모(2016년 1월 사망) 행정관, 이 민정1비서관, 제일 위가 문 민정수석이다.”

― 문 수석에게 보고됐나.

“이 민정1비서관이 주도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대통령 아들의 장인, 즉 대통령 사돈과 관련된 것인 만큼 중요한 내용이고 당연히 보고는 기본이라고 본다. 문 수석이 99% 알았을 거다.”

― 사고 당일 이미 관련 내용을 보고한 문건이 작성됐고….

“사고 당일 김 행정관이 작성한 것으로 들었다. 그 후 계통을 따라 이 민정1비서관한테 보고됐는데 문 수석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면 ‘왕 수석’이 아니라 ‘바지저고리’겠지.”

― 2006년 2월 3일 조선일보가 배 씨 음주운전 기사를 처음 보도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그때 다시 민정수석을 맡았던 문 수석이 알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이 있다.

“그렇다. (몰랐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봐야지.”

― 사고 후 시간이 흘러 사고 피해자 임모 씨가 청와대에 민원을 넣고 하면서 민정수석실이 어떻게 후속조치를 했나.

“오 행정관이 김해로 내려가 임 씨를 만나 무마하고 회유를 시도했다고 들었다. 문서로는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승진이나 보상 문제도 거론되지 않았을까.”

(이와 관련, 피해자 임모 씨는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민정수석실에 근무하던 오 행정관을 두 차례 만났다. 오 행정관이 ‘(배 씨와) 같은 김해이고 같은 고향이니까 넘어가 달라. 진급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 오 행정관이 직접 사건에 개입한 셈인데 그를 잘 아나. 심정을 들은 적이 있나.

“청와대 근무 때 알고 지냈다. 당시 마음이 편하지 않았던 걸로 안다.”

(이와 관련,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6일 기자에게 “오 행정관이 ‘민정수석실이 대통령을 잘못 모셔 망가뜨렸다’며 굉장히 고통스러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 사건을 은폐함으로써 노무현정부 국정 운용에 도움이 됐을까.

“민정은 정무적인 판단을 하면 안 된다. 민정은 원칙, 추상적인 판단을 해야 대통령을 잘 보좌하는 거다. 예민한 시기지만, 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을 무결점으로 포장하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원리원칙대로 하지 않은 민정의 우유부단함이 결국 노 전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으로 본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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