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폐주도’ 당시 이호철비서관
문재인 ‘부산팀’의 핵심 측근
文 “경찰청 재감찰 후 알았다”
이호철에게 확인조차 안했나
“보도이후 원칙처리” 책임회피
송민순 회고록때와 동일 대응
2003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배병렬 씨의 음주 교통사고 은폐 의혹과 관련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은 ‘당시 민정수석이었지만 관련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의혹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당장 정권 초기 대통령 사돈 관련 사안이 민정수석에게 보고되지 않고 비서관 선에서 일방적으로 처리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고 당시는 물론 2년 10개월 후 언론에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문 후보가 몰랐다는 해명을 모두 받아들이더라도 민정수석으로서 도의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고, 무능력했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대통령 사돈 음주사고가 일반 동향 보고? = 문 후보 측은 “사고 발생 당시 민정수석실에 근무했던 친인척 담당 행정관이 배 씨 음주 교통사고와 관련해서 동향을 파악하고 그 보고서를 당시 이호철 민정1비서관에게 보고했다”며 “친인척 동향 보고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수석에게 보고되지만 일반 보고는 민정비서관이 종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통령 사돈 관련 동향을 비서관이 최종 보고 받고, 음주사고가 명시돼 있음에도 일반 보고였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민정수석실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배 씨가 명일 술이 깬 뒤 상대 운전자에게 사과하고, 차량 수리비를 변제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향후 음주 자제 권유 등이 긴요함”이라고 적혀 있다. 문 후보 측이 “당사자 간에 원만하게 합의됐다는 동향 보고서”라고 말했지만, 당시 민정수석실도 앞으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고 있었던 대목으로 해석된다. 민정수석실이 사고 당일 급히 움직인 정황도 있다.
사고 피해자인 임모 씨는 “사고를 조사하던 경찰관들의 태도가 전화를 받고 달라졌다”고 주장했다. 2006년 사고를 재조사했던 한 경찰관은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이 사건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징계를 받았는데 이에 대해 무척 억울해했다”며 “이들이 조사 과정에서 (청와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의혹 제기 후에도 몰랐다? = 문 후보는 사고 발생 후 2년 10개월이 지난 2006년 2월 언론 보도로 은폐 의혹이 제기됐을 때도 민정수석이었지만, 배 씨의 음주 사실 등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이다. 언론 보도 이후 경찰청 재감찰을 통해 음주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문 후보는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직접 해명 인터뷰까지 했는데 당시 국정상황실장이었던 이 전 비서관에게 확인도 하지 않은 셈이 된다. 피해자 임 씨를 만났던 오모 행정관도 행사기획비서관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문건을 작성한 김모 경정은 여전히 민정수석실에서 일하고 있었다. 이 전 비서관은 문 후보와 함께 노 전 대통령 주요 인맥 라인인 ‘부산팀’의 핵심 인사인 데다 지금도 문 후보의 핵심 측근 ‘3철’(이 전 비서관,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가운데 한 명으로 거론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전 비서관이 문 후보에게 사실관계를 보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무책임 또는 무능력 = 문 후보 측이 “2006년 2월 언론 보도 이후 사건을 접하고 철저한 진상 조사와 원칙적인 처리를 지시했다”고 해명한 것도 논란을 낳고 있다. 최소한 민정수석으로서 도의적·정치적 책임이 분명한데도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건 발생과 의혹 제기 당시 모두 사실관계를 파악하지 못했다면 ‘국정 경험이 있는 준비된 후보’를 내세우고 있는 문 후보의 능력에도 의심이 갈 수밖에 없다.
문 후보의 책임 회피적 태도도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문 후보는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특혜 사면 의혹이 불거지자 “사면은 (청와대 비서실이 아닌) 법무부의 업무”라고 말한 바 있다. 2007년 유엔의 인권 결의안 표결 당시 북한에 물어보고 기권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대선 후보 관련 검증에 직접 입장을 밝히고 소상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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