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따라 선택하는 ‘스윙보터’
존재감 커지며 지지율도 급변


역대 대선을 좌우했던 이념·세대·지역 등 3대 변수가 흐릿해지면서, 전통적 대결구도에 일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뜩이나 짧아진 대선판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바람’에 따라 표심이 연일 출렁이는 양상이다.

18대 대선을 막판까지 뒤흔들었던 변수는 이른바 ‘보혁’ 대결이었다. 당시 박근혜, 문재인 후보가 보수와 진보 진영을 대표해 세 대결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정당의 유력한 주자가 없는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중도 진보 성향의 정책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기존 보혁구도는 와해한 셈이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진영에서 제기하는) 안보위기설이 실제 표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동안 보수·진보 진영에 몰표를 줬던 영호남권 표심이 흔들리는 것도 이번 대선의 주요 특징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불출마로 갈 곳을 잃은 영남권 보수 표심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보다 오히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대안으로 삼는 ‘전략적 고민’을 하고 있다. 호남 지역 역시 문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안 후보도 선전하고 있어 과거와 같은 몰표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젊은층과 중장년층의 표심 변화도 도드라진다. 역대 대선에서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던 젊은층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적극 투표층이 크게 늘었다. 리얼미터가 4∼6일 조사한 결과(응답률 4.8%,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1.9%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 투표층은 30대 71.4%, 40대 67.7%, 20대가 63.8% 순으로 높았다. 50대는 55.8%, 60대 이상은 54%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20대와 30대 투표율은 각각 68.5%와 70%인 반면 50대와 60대 투표율은 90%와 79%였다.

대선 3대 구도가 흔들리다 보니 ‘스윙보터(상황과 이슈에 따라 선택을 달리하는 유권자층)’의 존재감도 커졌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경선, 기존 보수 후보들의 불출마 등 상황에 따라 대선주자 지지율이 연일 출렁이는 것도 이러한 스윙보터의 잇단 변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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