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실패 등 명분 삼아
NSC 상임위원서 배넌 축출
뚝심의 맥매스터, NSC 장악
합참의장 등 당연직위원 복귀

NSC·국방·국무 3각 체제로
트럼프 외교정책 변화 조짐


허버트 맥매스터(왼쪽 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실세’ 스티브 배넌(오른쪽)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에서 5일 축출하면서 ‘정통파’ 대 ‘아웃사이더’ 대결에서 승리했다.

이는 뚝심의 정통 군인 출신인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이 지난 2월 중순 취임 이후 한 달 반 만에 NSC 조직을 장악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배넌 수석전략가가 제외되면서 국가정보국(DNI) 국장·합참의장이 NSC 당연직 위원으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보다 전통적인 방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AP통신 등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캠페인부터 크게 의존해온 배넌 수석전략가를 NSC 장관급회의(Principals Committee·PC) 상임위원 자리에서 해제시켰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이날 연방관보에 게재된 NSC 장관급회의 참석자 명단에 과거와 달리 배넌 수석전략가가 포함되지 않은 점에서도 확인됐다고 NBC 뉴스는 전했다. 앞서 백악관은 1월 28일 외교·안보 경험이 전무한 배넌 수석전략가를 NSC 상임위원에 임명했으며, 당시 언론·야당으로부터 “국가안보의 정치화”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배넌 수석전략가는 상임위원은 아니지만, 필요하다면 NSC 회의에 자유롭게 참여할 것”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언론 및 전문가들은 NSC 내부 권력투쟁이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의 승리로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폴리티코는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이 배넌 방출로 NSC 통제력을 확고히 했다”면서 “맥매스터는 같은 3성 장군 출신인 조지 H W 부시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브렌트 스코크로프트의 모델을 철저히 따른 것 같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배넌 수석전략가의 반(反)이민 행정명령 실패를 명분으로 활용, 이번 축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맥매스터가 축출을 최종 결정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NSC 기능이 정상으로 복원되고,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결정 구조도 백악관 안보보좌관·국방장관·국무장관의 3각 체제 형태로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댄 코츠 DNI 국장·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의 당연직 위원 복귀와 톰 보서트 국토안보보좌관의 위상 약화 등을 담은 NSC 개편 내용이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또 핵무기 통제를 담당하고 있는 릭 페리 에너지부 장관이 새롭게 NSC 장관급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6∼7일 미·중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백악관 내부에서 안정적인 외교·안보 정책 수립·집행 필요성이 대두된 게 이번 NSC 개편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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