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大法판사 압력의혹 조사

사법 개혁을 요구하는 법관들의 학술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 대법원이 ‘부당한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조사하는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가 부당한 외압을 받은 당사자로 알려진 이모(39·안양지원 소속) 판사에게서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으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받은 바 없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6일 전해졌다. 다만, 진상조사위원회는 임 전 차장이 아닌 대법원 소속의 다른 고위 판사가 ‘부당한 압력’으로 이 판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을 한 정황을 확보하고 진상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6일 재경지법 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임 전 차장은 이 판사가 2월 9일 법원 정기 인사에서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발령받은 이후, 이 판사와 대법원으로 새로 발령받은 또 다른 판사를 만난 자리에서 “법원행정처로 오게 된 것을 축하한다”는 취지의 말만 했다고 한다. 이날 학회 활동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판사는 자신과 친분이 있던 대법원 소속 A 판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법원행정처에서는 조직을 위해 일해야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판사는 A 판사의 말에 충격을 받았고, 같은 학회 소속 동료 판사인 B 판사에게 이 일을 상의했다. 법원 인사가 있기 전 법원행정처가 ‘학회 중복가입 금지’ 방침을 내세웠다가 판사들의 반발로 보류한 일이 있었던 상황에서, B 판사는 인권법연구회 핵심인 이 판사에게 일어난 일들이 ‘법원행정처의 조직적인 학회 억압 의도’로 판단하고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판사는 인사 7일 만인 16일 사표를 냈다.

임 전 차장은 이 판사의 사표 소식을 듣고 이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뜻을 접어달라’는 취지로 얘기했다고 한다. 이 판사는 “세미나 축소 등 학회 억압 목적으로 나에게 이런 말들이 들어오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임 전 차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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