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史 전문가’ 최형국 박사
“인문학 연구서 영문판 제작”


“우리나라에는 중국의 쿵후(功夫)나 일본의 사무라이처럼 해외에 내세울 만한 뚜렷한 무(武)의 전통 국가 브랜드가 없습니다. 말뿐인 ‘다이내믹 코리아’가 아닌, 한민족 사이에 대대로 전승돼 온 역동성의 실체로서의 전통무예를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이달 말 조선 군사무예를 역사와 철학의 시각에서 되짚은 ‘무예 인문학’(인물과 사상사)을 출간할 예정인 최형국(42·사진) 박사는 6일 “저서 발간과 함께 영문판 제작을 준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박사는 수원시립공연단 무예24기 시범단 상임 연출가이자, 지난 20년 동안 검술이나 마상(馬上) 활쏘기 등 전통무예를 손수 익히고 연구한 국내 최고의 무예사(武藝史)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그동안 전통무예를 외국 언어로 소개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저의 작은 시도는 전통무예를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마케팅의 하나”라고 말했다.

최 박사는 “일본의 경우 1860년 메이지(明治)유신과 동시에 자국의 강인함을 뽐내기 위해 사무라이 문화에 관한 책을 자국어가 아닌 영어나 프랑스어로 냈다”며 “이는 일본 사무라이 정신이 곧 동양 무예 문화의 근간인 듯 서구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역시 ‘무예도보통지’ 등 전통 군사교본을 통해 전해 내려오는 무예 정신이 엄연히 있지만, 이를 홍보하려는 노력은 걸음마 수준”이라며 “한국 문화가 조용하고 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박성훈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