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복제기술 개발 성공
고급 원목 가구나 건설 자재로 널리 쓰이는 벚나무를 우수한 유전형질의 개체만 골라 대량 증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30년생 벚나무에서 체세포를 추출해 클론(clone·복제묘)을 만들어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원부의 김지아(사진)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그 주역이다.
벚나무는 봄철 꽃구경을 위한 관상 목적으로 널리 심어지고 있지만, 절단면 무늬가 아름답고 견고해 가구 제작이나 건축 분야에서 널리 쓰이는 고부가가치 목재로 손꼽힌다. 수백 년간 변형 없이 보존되고 있는 해인사 팔만대장경 역시 벚나무 재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수한 형질의 벚나무를 복제 증식하면 현재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수입해온 목재를 국산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
7일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개발된 기술은 벚나무 성숙목(벌채 나이가 된 나무)을 활용한 체세포배 유도 복제 방식이다. 성숙목에서 근맹아(根萌芽·뿌리에서 갓 돋아난 움)를 채취해 무균 상태의 배양 병에 담아 완전한 식물체로 키운 뒤, 그 뿌리에서 체세포배(胚)를 유도해 식물체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체세포배는 식물의 줄기나 잎 등을 무균상태의 배양 용기에서 키운 배를 말한다. 그동안 음나무 등의 성숙목에서 체세포배 유도복제를 한 적은 있지만, 벚나무에서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술은 성숙목에서 근맹아를 추출해 무균 배양 병에 빠르게 옮기는 작업에 따라 성패가 좌우되는데, 김 박사 연구팀이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김 박사는 최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IUFRO(국제임업연구기관연합) 학술 세미나에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았다. 김 박사는 “성숙목의 뿌리에서 체세포배를 유도하는 기술은 단시간에 많은 수의 식물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향후 벚나무뿐 아니라 다른 활엽수종의 복제묘 생산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유전자원부는 김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벚나무 외 다른 수종에도 접목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부 관계자는 “김 박사 연구팀의 복제묘 생산기술은 향후 상업적 복제묘 생산을 위한 기반 기술로서의 활용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수원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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