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현대미술 / 캘빈 톰킨스 지음, 김세진·손희경 옮김 / 아트북스
미술관에 전시한 마르셀 뒤샹의 변기를 왜 우리는 작품으로 인정해야 하는가.
현대미술은 어렵다. 세계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여주기는커녕 도통 알아볼 수 없는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뭔가를 보여주더라도 형편없게 또는 제멋대로 보여준다. 미술을 회화나 조각 작품을 통한 현실의 아름다운 재현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그래서 현대미술은 낯설고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영어로 ‘모던 아트(modern art)’로도 번역되는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현대미술 강의’는 서울대 미학과에서 현대 및 동시대 미술과 사진을 강의하는 저자가 현대미술을 모더니즘, 아방가르드, 포스트모더니즘 등 3개의 사조를 중심으로 풀어서 설명해 주는 책이다. 저자는 현대미술의 시발점을, 세계를 ‘재현하는 기호’였던 미술이 더 이상 이런 기호이기를 거부했던 때로 잡는다.
낭만주의가 고전주의에 맞서면서 시작된 재현의 거부는 한 세기가 넘는 노력 끝에 세계를 미술에서 완전히 밀어내며 순수한 기호를 창조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이 바로 모더니즘이다. 마네의 ‘올랭피아’ 이후 인상파, 야수파, 입체파를 거쳐 몬드리안에 이르러서는 세계가 아예 화면 밖으로 밀려나고 ‘순수’하게 선과 색(면)만 남는다.
아방가르드는 세계와 금을 긋고 캔버스 안에 갇혀버린 모더니즘의 순수미술을 비판하며 이것을 다시 세계 밖으로 꺼내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미술관에 변기를 전시한 뒤샹의 ‘레디메이드’ 이론도 이 무렵 등장했다. 기존 개념의 파괴와 해체를 외치며 다다이즘, 미니멀리즘, 팝아트 등이 한 시대를 풍미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아방가르드 움직임이 1970년대에 순수한 기호의 완전한 분해에 성공하면서 등장한다. 이후 대지 미술, 신체 미술, 개념 미술, 과정 미술, 차용 미술 등 기상천외한 미술 형태가 출현한다.
‘아주 사적인 현대미술’은 이 시대의 가장 ‘핫’한 예술가 10인의 삶을 지근 거리에서 바라보고 그것을 그들의 작품과 연결시킨 책이다. 저자는 1960년부터 잡지 ‘뉴요커’의 전속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현대미술을 소개해온 캘빈 톰킨스로, 그는 미술 그 자체보다 예술가의 삶과 작품을 창조하는 조건에 초점을 맞춰 현대미술에 접근한다.
책에는 데이미언 허스트를 비롯해 신디 셔먼, 줄리언 슈나벨, 제임스 터렐, 리처드 세라, 마우리치오 카텔란, 재스퍼 존스, 제프 쿤스, 존 커린의 삶과 예술이 담겼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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