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전담 비서 신설하고
실업대책 등 끝장토론도
“고용·창업·4차 산업정책 청년 눈높이 맞춰라”
급작스러운 ‘장미 대선’ 탓에 차기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이 될 것인가’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할 시간 없이 임기를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한민국호가 경제·안보·외교 위기란 3각 파도를 맞고 있어 취임하기 무섭게 챙겨야 할 국정 현안이 수두룩할 것이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은 부디 젊은이와 가까이하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모든 후보는 청년실업 대안을 내놓는 등 젊은이들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에 출마할 연배의 기성세대들이 과연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부강한 나라에서 태어나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의 투정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속으로 ‘내가 어렸을 적엔 말이야’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 사회는 후보들이 자라던 시절보다 풍요로우나 개인은 빈곤하고, 젊은이는 더욱 빈한하다. 과거의 젊은이들은 미래의 희망을 꿈꿨지만 지금의 젊은이들은 절망적인 미래에 좌절한다. 당장 고용 없는 성장으로 번듯한 일자리는 씨가 말라간다. 직장이 곧 계층이 되는 사회에서 젊은이들은 부모의 계층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과학 영재들은 전국의 의과대학을 모두 채운 뒤에야 마지못해 공과대학에 들어간다. ‘문송(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고 불리는 문과생들은 너도나도 공무원시험에 매달린다. 공무원시험이 그나마 남은 보편적 기회이자 공정한 경쟁이기 때문이다.
고용이 얼어붙자 정부는 푼돈을 쥐어 주면서 창업하라고 젊은이의 등을 떠밀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창업이 얼마나 어렵고 위험한지는 정부가 더 잘 알고 있다. 이러다 보니 ‘오늘만 사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힘들게 아르바이트해 번 돈을 한 번에 써 버린다. 나아질 미래가 없으니 순간의 쾌락을 좇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전망이라고 나온 것이 향후 없어질 직업들의 긴 리스트다. 과거를 교육시켜 놓고 기회가 봉쇄된 미래에 도전하라고 다그치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차기 대통령은 우선 마음을 열고 젊은이와 만나는 기회를 자주 갖길 바란다. 대통령이 청년 실업자와 컵라면을 함께 먹고 ‘열정 페이’에 시달리는 아르바이트생을 도와 편의점 청소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젊은이들도 대통령의 진심을 믿게 될 것이다. 신뢰가 생기면 소통을 시작해야 한다. 청와대에 젊은이와 소통을 전담하는 비서관 신설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청년실업 대책을 포함, 젊은이들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끝장토론을 벌이는 것도 방법이다. 젊은이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정책은 결국 젊은이들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 공감대가 형성되면 실효성 있는 정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대통령 직속기구 특별위원회 설치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단 이 기구에는 반드시 젊은이들이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대통령은 정부와 국회, 기업과 사회가 모두 젊은이들의 미래를 최우선시하는 분위기 조성을 주도해야 한다. 젊은이는 우리의 미래고 이들이 희망을 품어야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생긴다.
박상욱 숭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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