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왼쪽 사진)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오전 각각 재판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김호웅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 제공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왼쪽 사진)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7일 오전 각각 재판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과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두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김호웅 기자
최순실에 뇌물공여혐의 첫 재판
李 첫 출석 … 朴특검 직접 등판

특검 “대통령 도움 없었다면
이재용 원활한 승계는 불가능”

삼성 “청탁은 특검 예단일 뿐
안종범 수첩도 증거력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에게 433억 원의 뇌물을 제공·약속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사석에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직접 올랐다. 특검팀이 기소한 사건 중 박 특검이 직접 참여한 재판은 그동안 없었다. 준비절차를 맡았던 양재식 특검보와 윤석열 수사팀장도 참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김진동)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417호 대법정에서 이 부회장과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그룹 고위 임원 4명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수의 대신 회색 정장을 입고,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정에 출석했다. 이례적으로 박 특검이 직접 모두 발언에 나서 “이 사건은 한마디로 가장 고질적이고 전형적인 정경유착 범죄”라고 주장했다. 박 특검은 “일각에서는 왜 최순실이 아닌 삼성, 기업 수사를 했느냐고 비판하는데 특검이 수사한 것은 삼성이 아니라 이재용 피고인 및 그와 유착해 부패 범죄를 저지른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이라고 일축했다. 박 특검은 “국정농단 사건은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지만, 한편으론 국민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해 줬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의 쟁점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등에 ‘대가성’이 있었는지와 삼성이 최 씨의 존재를 인지했는지 부분이었다. 특검 측은 “대통령의 도움 없이는 피고인 이재용이 원하는 원활한 승계작업 추진이 불가능했다”며 “피고인은 최소한의 개인 자금으로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최대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 사건의 핵심은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명분으로 하는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대가성 없는 지원”이라며 “사업구조 개편 등 삼성의 여러 사업 활동은 이재용 피고인의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지원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세 차례 독대에서 오간 발언의 사실 여부도 쟁점이었다. 특검 측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 적시된 내용과 독대 시기, 삼성 측에 특혜가 주어진 시기의 선후관계를 들어 “독대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본인의 승계작업을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청탁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삼성의 민원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독대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청탁성 발언을 했다는 것은 추측과 비약으로 구성된 특검의 예단일 뿐”이라며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모두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증거력을 갖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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