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첫 출석 … 朴특검 직접 등판
특검 “대통령 도움 없었다면
이재용 원활한 승계는 불가능”
삼성 “청탁은 특검 예단일 뿐
안종범 수첩도 증거력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에게 433억 원의 뇌물을 제공·약속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이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사석에는 박영수 특별검사가 직접 올랐다. 특검팀이 기소한 사건 중 박 특검이 직접 참여한 재판은 그동안 없었다. 준비절차를 맡았던 양재식 특검보와 윤석열 수사팀장도 참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 김진동)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417호 대법정에서 이 부회장과 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그룹 고위 임원 4명의 1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수의 대신 회색 정장을 입고, 비교적 담담한 표정으로 재판정에 출석했다. 이례적으로 박 특검이 직접 모두 발언에 나서 “이 사건은 한마디로 가장 고질적이고 전형적인 정경유착 범죄”라고 주장했다. 박 특검은 “일각에서는 왜 최순실이 아닌 삼성, 기업 수사를 했느냐고 비판하는데 특검이 수사한 것은 삼성이 아니라 이재용 피고인 및 그와 유착해 부패 범죄를 저지른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이라고 일축했다. 박 특검은 “국정농단 사건은 역사에 뼈아픈 상처이지만, 한편으론 국민의 힘으로 법치주의와 정의를 바라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해 줬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의 쟁점은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등에 ‘대가성’이 있었는지와 삼성이 최 씨의 존재를 인지했는지 부분이었다. 특검 측은 “대통령의 도움 없이는 피고인 이재용이 원하는 원활한 승계작업 추진이 불가능했다”며 “피고인은 최소한의 개인 자금으로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최대 의결권을 확보하기 위해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등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 사건의 핵심은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명분으로 하는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대가성 없는 지원”이라며 “사업구조 개편 등 삼성의 여러 사업 활동은 이재용 피고인의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 아니고 이 사건 지원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세 차례 독대에서 오간 발언의 사실 여부도 쟁점이었다. 특검 측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에 적시된 내용과 독대 시기, 삼성 측에 특혜가 주어진 시기의 선후관계를 들어 “독대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본인의 승계작업을 위해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청탁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에게 삼성의 민원을 해결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독대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청탁성 발언을 했다는 것은 추측과 비약으로 구성된 특검의 예단일 뿐”이라며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모두 이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안 전 수석의 수첩은 증거력을 갖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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