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든 매컬런 英 서섹스대 교수

신재생은 안정적 공급 어려워
화력·가스 대체원료는 원자력


최근 원자력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과 경북 경주시 고준위(高準位)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건설 논란 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전문가들은 미래 에너지원인 원자력과 관련 폐기물 처리 시스템 등의 연구와 개발, 구축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변했다. 지난 5일부터 이틀간 경북 경주시 보문로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내 최대 원자력 국제회의 ‘2017 한국원자력연차대회’에 참석한 영국과 일본 전문가들을 만나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성과 필요성 등을 들어봤다.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원을 100%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지난 6일 기자와 만난 고든 매컬런(사진) 영국 서섹스대 과학정책연구소 교수는 “현재 신재생에너지는 전세계 소비량의 5∼6% 정도를 대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며 “화력과 가스 등 에너지원 비율을 점진적으로 줄임에 따라 원자력의 활용 비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국 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장을 역임한 매컬런 교수는 미래의 에너지원을 논할 때 원자력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를 주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신재생에너지는 자연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어려우므로 주 에너지원으로 활용되기에는 아직 한계가 분명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한국 원자력 기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최근 영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인 ‘뉴제너레이션(NuGen·뉴젠)’의 도시바 지분을 한국전력공사가 인수해 참여를 검토하는 현안과 관련, “영국 정부는 한국의 자체 기술 적용을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적용할 계획이었던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이 미국과 중국 등 국가의 신규 원전 건설에서 많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한전 기술을 선호할 것”이라며 “한전이 뉴젠 프로젝트 참여 의사만 있다면, 다른 국가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형 원자로 기술을 채택한다면 안전 승인 등이 다시 이뤄져야 하므로 프로젝트 기간은 다소 연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폐쇄된 석탄 광산을 재가동하는 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세계의 원자력 활용 추세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봤다. 매컬런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활용도 향상과 저장 기술의 발전도 도모해야겠지만, 원자력에 대한 연구와 활용 비중 높이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주 =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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