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② 5명중 1명꼴 여전히 부동층
③ 安 좌·우票섞여 이탈 가능성
④ 호남·PK 쏠림이냐 반분이냐
⑤ 보수표 결국엔 洪·劉로 갈까
10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2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세론이 깨지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지지율 1위에 오르는 여론조사가 속속 나오는 등 대선 판도가 근본부터 재편성(reset)되고 있다. 선거 및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각 정당 전략통들은 “역대 대선에서 통했던 구(舊)문법들이 모조리 무너지고 있다”며 당혹감을 나타냈다. 대선 판도가 예측 불허 양상으로 흐름에 따라 역대 대선에서는 주목받지 못했던 새로운 변수들이 이번에는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네거티브 공세, 실수 등 돌발 변수 영향력 커져 = 대선이 당초 예정보다 7개월이나 앞당겨지는 바람에 네거티브 공세와 후보 측의 실수 등 돌발 변수의 영향력이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도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각 후보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반박, 재검증 등을 위한 시간이 보장되지 않다 보니 모든 후보가 돌발 악재에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한 채 대선이 끝나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문 후보가 공식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전부터 ‘낮은 자세’를 강조하며 내부 단속에 나선 것이나 안 후보 측이 24시간 네거티브 대응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한 것 등이 모두 이와 무관치 않다.
◇D-29 부동층의 향배 = 적게는 10% 안팎, 많게는 20% 안팎에 이르는 부동층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중요한 변수다. 지난 8~9일 실시된 KBS·연합뉴스 조사(코리아리서치)에서 지지후보가 없다고 답했거나 모름·무응답 처리된 부동층은 19.8%였다. 7∼8일 실시된 조선일보 조사(칸타퍼블릭)에서는 그 규모가 22.6%였다. 보수 진영 후보들이 맥을 못 추는 상황에서 50대 이상과 영남 거주자 등 전통적 보수층의 상당수가 지지 후보를 못 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 지역 유권자 중 일부도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누구를 선택할지, 실제 투표장에 나가 표를 던지는 적극적 행위에 나설지 등에 따라 대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안철수의 모순 =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이 이념과 정책 지향 면에서 서로 이질적인 지지층의 지원 덕분이라는 점도 향후 대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전통적인 안 후보 지지층이라고 볼 수 있는 중도층뿐 아니라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보수층, 문 후보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는 진보층 등이 한데 모여 ‘안철수 지지율 급등’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대선 과정에서 서로 다른 지향과 요구를 갖고 있는 이들 지지층에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현재의 지지율이 유지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셈이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위기와 미국의 강경 기조 속에 안 후보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보수층과 진보층의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안 후보는 외연 확대는 어느 정도 돼 있지만 문 후보에 비해 ‘집안’이 약하다”며 “안 후보의 집안은 호남인 만큼 너무 보수 쪽으로 가면 이쪽 표심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남과 부산·울산·경남(PK)의 선택 = 최근까지 문 후보의 절대 우세 지역이었던 호남과 PK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초접전 지역으로 바뀌면서, 이들 지역에서의 승부가 어떻게 결론 날지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진보 진영 후보가 호남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누른다면 대선 역사를 새로 쓰게 되는 셈이다. 양김(김대중·김영삼) 분열 후 보수 후보가 단 한 번의 예외도 없이 승리했던 PK의 경우 문·안 후보 중 누가 1위를 차지하더라도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홍준표·유승민 지지율 상승 여부 = 최근까지 판도는 ‘보수의 궤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상의 반문(반문재인)연대’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그러나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보수층이 선거 전 막판 결집할 것이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오남석·장병철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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