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 기간에 북핵 문제를 놓고 단독 회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이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추가 대북 압박 필요성에 동의해 대북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도 거듭 강화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과의 대화 조건은 ‘비핵화와 대량파괴무기(WMD) 포기’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 동결 조건 북·미 협상론을 일축했다.
11일 한·미 군사당국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 핵실험에 나설 경우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9일 미 ABC·CBS 방송 인터뷰에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측 정상은 모든 옵션을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상당한 시간 동안 일대일(one on one)로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북 전문가들은 6차 핵실험을 레드라인으로 상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과 김정은 제거작전, 전술핵무기 한국 배치를 포함, 선택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를 시 주석에게 제시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중국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제지하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저지를 위한 선제타격 명분을 확보하고 국내의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도 군사적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도 “미국은 사실상 한반도 일대에서 북한 핵실험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군사적 대응 태세를 마친 상태”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를 무시하고 6차 핵실험 도발에 나서면 추가 제재가 불가피하지만 군사적 행동에는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 궁커위 상하이(上海)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을 제어하는 방법은 중국을 통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며 외교적 해결책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메이 총리와 전화를 통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려면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미국 정부도 비핵화 대신 핵 동결 협상으로 대북 정책에 변화를 줄 것이란 관측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캐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10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안보와 경제발전은) 비핵화와 대량파괴무기 포기로만 이룰 수 있다”며 “그런 후에야 미국은 북한과 대화에 나설 준비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