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1일 오전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우병우 두번째 구속영장심사
직권남용·위증 등 9개 혐의 禹 “혐의사실 법정서 밝히겠다” 내일 새벽쯤 구속여부 판가름
朴, 네차례 방문조사마다 否認 시인해도 이득없다 판단한 듯
국정농단 사건의 ‘최후의 1인’ 우병우(50·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심사가 11일 열렸다. 보강 수사를 통해 구속을 자신하는 검찰과 이미 한 차례 구속을 피해간 전적이 있는 우 전 수석 측 간에 치열한 법리 공방이 재연됐다.
검찰 측에서는 2기 특별수사본부에서 우 전 수석 수사를 전담해온 서울중앙지검 이근수(46·28기) 첨단범죄수사2부 부장검사가 참석했다. 이 부장검사는 특수수사에 능력을 보여왔으며 2011년 민정수석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지내 민정수석 업무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다. 우 전 수석은 위현석(51·22기) 법무법인 ‘위’대표변호사와 여운국(49·23기)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해 방어에 나섰다.
우 전 수석 영장심사는 권순호(47·26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321호에서 진행됐다.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도 이 법정에서 영장심사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 5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최순실(61) 씨의 비위 의혹을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없다”고 답했으며, 혐의 사실에 대해 “법정에서 밝히겠다”고 짧게 대답한 뒤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구속영장에 적시된 우 전 수석의 혐의는 직권남용·직무유기·국회 위증 등 9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지난해 5월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이 K스포츠클럽 사업을 빌미로 대한체육회 감찰을 계획했다가 막판에 철회한 것을 직권남용 혐의에 포함했다. K스포츠클럽 사업은 대한체육회가 당시 맡고 있었는데, 우 전 수석이 최 씨에게 이 사업을 넘겨주기 위해 감찰을 계획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또 세월호 사건 당시 수사팀에 전화를 걸어 “해양경찰 압수수색을 꼭 해야 하느냐”며 압박을 했음에도 국회 청문회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적용했다. 단 검찰에서 주로 수사했던 내용 중 하나인 ‘세월호 수사 방해’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와 가족회사 ‘정강’을 둘러싼 횡령 혐의 등은 범죄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아 적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적용 혐의가 적지 않은 데다가 검토해야 할 관련 자료도 많아 우 전 수석 구속 여부는 12일 새벽쯤 나올 전망이다. 앞서 2월 21일 열렸던 첫 번째 우 전 수석의 영장심사는 당일 오후 3시 50분쯤 종료된 뒤 기록 검토 등을 거쳐 다음 날 오전 1시 10분쯤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우 전 수석은 이번 영장심사 종료 후에도 첫 번째 심사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수의를 입고 대기한다.
한편, 검찰은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12일 5번째 ‘옥중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4일, 6일, 8일, 10일에 걸친 네 차례의 검찰 조사에서 주요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검찰 소환 조사에서 뇌물 혐의 등을 부인해 왔던 데다가, ‘공범’으로 적시된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 씨 등이 주요 혐의를 재판정에서 부인하는 상황이라 박 전 대통령이 시인했을 때 법리적으로 이득을 볼 게 없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