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찰차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보닛 위에 올라가 드러눕고 펜더(바퀴덮개)에 몸을 밀착시킨 행위는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모(43) 씨와 문모(38) 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유죄 취지로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부에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합세해 순찰차의 진행을 방해한 행위는 직무를 집행하는 경찰관들에 대한 간접적인 유형력(형태를 띤 힘)의 행사로서 공무집행방해죄에서의 폭행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폭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공무집행방해죄의 폭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 씨 등은 2015년 4월 2일 새벽 술값을 내지 않고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귀가를 권유하자 욕설을 하며 순찰차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경찰이 현장 상황 정리를 하고 순찰차를 타고 복귀하려 하자 바퀴덮개에 몸을 밀착시켜 출발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닛 위에 올라가 드러누워 순찰차가 15분 동안 움직이지 못하도록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피고인들의 불량한 태도와 범죄 전력 등을 감안했다”며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피고인들의 행위만으로는 위력의 정도를 넘는 경찰관에 대한 폭행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손기은 기자 son@
손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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