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덕여 女축구대표팀, 北 제치고 아시안컵 본선 티켓

딸 같은 선수들 이해하려
TV 예능 프로그램 챙겨보며
꾸지람 뒤엔 따듯한 격려

“순박한 아이들 사랑스럽다
월드컵 본선 향해 다시 시작”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면서 윤덕여(56·사진) 감독의 ‘아빠 리더십’이 조명을 받고 있다.

대표팀은 11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B조 예선 4차전에서 4-0으로 이겼다. 대표팀은 3승 1무가 돼 북한과 동률을 이뤘지만 21골, 1실점으로 골 득실에서 북한(18골, 1실점)에 +3 앞서 1위가 됐다. 여자축구 아시안컵은 각 조 1위만 본선에 오른다.

당초 평양에서 열리는 예선이기에 북한에 밀릴 것으로 우려됐지만, 대표팀은 7일 열린 북한과의 ‘사실상의 결승전’에서 1-1로 비겨 북한을 제치고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 3월 키프러스컵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표팀은 윤 감독 체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계속 얻고 있다. 윤 감독은 아빠처럼 자상하게 대표팀을 관리하면서 경기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감독은 ‘딸 바보’이기에 대표선수들을 더욱 각별하게 챙겼다. 윤 감독은 평양 원정에 앞서 “(부담감이 큰 탓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뿐, 윤 감독은 “딸이 있어 그런지 대표선수들이 모두 딸처럼 여겨진다”면서 “때 묻지 않은 순박하고 밝은 모습으로 훈련에 몰두하고 경기에 집중할 때마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현역 시절 ‘악바리’로 불렸다. 그래서 대표팀에 불호령이 떨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윤 감독은 꾸중한 뒤 따듯한 격려를 잊지 않는다. 특히 선수들과 눈높이를 맞추려 애쓰고 이런 자세가 대표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표선수들이 즐겨보는 영화, TV 예능프로그램을 빠짐없이 시청하면서 딸 같은 선수들을 이해했고 ‘꽃중년’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옷과 피부 관리에도 신경 썼다.

1차 관문을 통과했지만, 아시안컵 본선이란 또 다른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본선은 내년 4월 요르단에서 열린다. 시간적인 여유는 충분하다. 윤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 직후 “평양에서 경기를 치른 적이 없어 B조에 배정됐을 때 힘든 과정이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북한과 비기고 난 뒤 예선을 통과할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며 “대표팀은 박수갈채를 받을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내년 아시안컵 본선에는 8개국이 참가하며 5위 안에 들면 2019년 프랑스여자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윤 감독은 “우리는 프랑스월드컵 본선을 원하는 만큼,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말했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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