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지. 인간이라면 응당 보장받아야 하며, 또 누구나 갖고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그 ‘무엇’이다. 애매모호하게 ‘무엇’이라고 표현한 것은 ‘자유의 가능성 탐구’라는 책의 부제와도 닿아 있다. 어떤 이들은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고 중요한 사안을 ‘선택’해 나간다고 여긴다. 또 어떤 이는 신경과학에서 입증한 것처럼, 인간의 행동이 의식적인 사고에 앞선 뇌의 무의식적 반응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철학적으로는 어떠한가.
자유의지에 관한 논의는 가장 낡고, 또 난해한 것으로 치부된다. 수백 년간 논쟁해왔어도 명징한 답을 찾지 못했으며, 과학에 의해 고작 수십 년 만에 ‘자유의지는 환상’이라거나 ‘자유의지는 없다’는 선고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자유의지가 반드시 ‘있다’거나 ‘없다’는 도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유의지를 믿으라’는 것. 또 이를 ‘추구’하라는 것. 이유는 간명하다.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선 꼭 필요해서다. “자유의지가 없다면 우리의 정치 행위, 형사사법제도, 정의와 도덕, 책임과 선택 등 인간 삶의 수많은 항목들이 그것을 정당화할 기반을 상실하고 만다. 숙고하는 이성적 인간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고 더 나은 선택을 하고자 애쓰는 데 자유의지는 필요불가결하다.”
책은 현실의 삶을 위한 ‘추구’의 문제로서 자유의지를 이야기하기 위해 (자유의지를 부인하는) 과학적 증거들의 논리적 모순을 짚어나가고, 예술가·반체제자·사이코패스·중독자들의 사례를 분석해 ‘자유’와 관련된 여러 영역을 살펴본다. 특히 책이 영감과 직관을 사용하는 예술적 자유까지 다루는 걸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창조적 표현이 인간 자유의 대표적 예”라며 중요한 자유의 종류가 무엇인지 정말 알고 싶다면 차라리 예술가들을 살펴보는 편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자율성, 강압의 부재, 대중과 관습의 규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할 능력이다. 철학자와 신경과학자들에게 자유의지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고 난해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창조적 예술가의 시선에서는 완벽하게 이해 가능하며 실질적이다.”
책은 결국 자유의지에 대해 단일하고 확고하며 통합된 정의를 내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입증하는 과정이며 대중의 담론에 깊숙이 뿌리 박힌 신화들을 수정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자유의지 문제를 논할 때 사람들이 가장 혼동하는 부분이 뇌가 행동을 명령하기 때문에 자유의지가 없다는 식의 논리인데, 저자는 자유의지가 몸속에 내장된 버튼처럼 작동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보다는 자신의 삶에 대한 신념에 가깝다.
“자유롭다는 것은 실제로 지닐 수 있는 종류의 자율성과 책임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한편,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깨끗이 인정하는 것이다. 아침에 먹을 수백 종류의 시리얼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피상적 자유가 아니라 자율성과 자기조절의 능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돌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책임감 있는 시민이 될 수 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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