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권희 경북대 교수 반박
“조사단 전문위원 12명중
금속활자 관련 인물 있나”
“증도가자(證道歌字)의 보물 지정 신청을 부결한 문화재청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 조판(판짜기), 주조(주물 설계), 서체 등에서 분석의 전제부터 잘못된 경우가 많았다. 지정조사단 전문위원 12명 중에 금속활자 관련 논문 한 편 쓴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과연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할 수 있나. ”
7년간의 진위 논란 끝에 문화재청이 지난 13일 증도가자에 대해 ‘보물로 지정할만한 가치가 없다’고 결정하자 2010년 증도가자의 실체를 처음 밝힌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증도가자 실물(사진)과 함께 반박 자료를 공개했다. 증도가자는 불교 서적인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인쇄할 때 사용했다는 활자다.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1377)보다 제작 시기가 138년이나 앞선 것으로 추정돼왔다.
남 교수는 문화재청 지정조사단이 밝힌 조판, 주조, 서체 비교, 입수 경위 등 크게 4가지 문제점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다. “활자 평균치로 계산했을 때 조판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문화재청 판단에 대해 그는 “전제부터 잘못됐다. 조선 세종 이전에는 활자 평균치가 아니라 크고 작은 활자가 어울려 사용됐으며 계미자(癸未字)가 대표적”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재청이 ‘밀랍 주조 방식’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활자 옆면의 분할선을 봐도 주물사(모래틀) 주조 방식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다른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체 비교에서 ‘임진자(壬辰字)보다 서체 유사도가 떨어진다’는 판정에 대해서는 “임진자는 증도가자보다 약 500년 뒤지는 활자다. 마치 키 큰 사람을 평균으로 놓고 키 작은 사람은 동물로 분류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이 증도가자 진위 공방에 일단 종지부를 찍었으나 남 교수의 반발로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남 교수는 “증도가자가 보물로 지정되는 것과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나. 다만 우리의 문화유산이자 세계적 유산에 대한 가치를 바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문화재청이 못한다면 우리가 직접 연구하고 입증하겠다는 각오”라고 덧붙였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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