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싸웠던 곳을 봤다”
사드 차질없는 추진 재확인
북·미 간 강대강 대립 속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 놓인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7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해 한·미 양 국민의 유대를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이번 방한을 통해 미 정부의 ‘최고의 압박과 개입’ 대북 정책을 분명히 하고 북한의 전략 도발에 따른 ‘비례적 대응’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 둘째 날인 17일 오전 9시 50분쯤 헬기를 타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인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해 DMZ 방문일정을 시작했다. 캠프 보니파스는 1976년 보니파스 대위를 비롯한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게 살해당한 ‘도끼 만행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한반도 안보 정세와 관련한 브리핑을 받은 펜스 부통령은 DMZ 남측 지역인 ‘자유의 집’과 최북단 ‘오울렛 초소’를 찾았다. DMZ에서 펜스 부통령은 한국전쟁 참전용사였던 아버지를 회고하며 한·미 간 “흔들리지 않는 유대(unshakable bond)”를 언급했다. 이날 별도의 공식 대북 성명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2인자가 판문점을 방문했다는 사실 자체가 북한에는 적지 않은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펜스 부통령은 “나는 이곳에 오는 길에 아버지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군과 싸웠던 지역을 실제로 봤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방한 메시지는 17일 오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의 회담 및 업무오찬, 공동발표를 통해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핵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다루겠다는 미 정부 내 분위기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 추진 항모를 한반도 인근으로 이동시키는 등 군사적 압박 수준을 날로 높이는 중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북한의 추가도발 시 ‘비례적 대응’ 원칙에 따른 고강도 응징이 뒤따를 것이라는 경고 의미도 있다. 당국자는 또 “펜스 부통령이 최고수준의 제재·압박을 위해 중국과도 협력하겠다는 것을 밝힐 것으로 보이며, 이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를 이룬 것에 대해 중국이 이행하도록 한·미가 함께 독려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및 운용 시기와 관련,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전날 미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으로 한차례 논란이 인 데 대해, 펜스 부통령은 “차질 없는 추진”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술적인 문제들을 감안했을 때 사드의 최종 전력화 최종 시기는 대선 후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사드 기지 내 레이더와 발사대가 들어설 위치에서 약 20m 콘크리트 패드 토목공사를 하는 데에도 한 달 정도가 걸려 최종 전력화 시점은 차기 정부가 들어설 5월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지현·정충신 기자 loveofall@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