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가 “군이 동성애자 군인 색출 과정에서 함정 수사 등을 통해 비인권적 수사를 했다”고 추가 폭로했다.

군인권센터는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군 중앙수사단(중수단)이 동성애자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함정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중수단 소속 수사관이 동성애자로 지목된 모 중사를 수사하면서, 해당 중사에게 게이 데이팅 앱에 접속해 군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내라고 하는 등 함정 수사를 했다”고 폭로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이날 해당 중사와 다른 중위가 주고받은 SNS 메시지 등을 공개하며 “A 수사관은 (중사의 메시지에) 답장을 한 중위의 얼굴 사진을 확보하라고 지시했고 계속 메시지를 보내게 해 소속 부대, 부대 위치, 군인과의 성관계 여부 등을 알아냈다”며 “수사를 받은 여러 군인이 목격한 바에 따르면 수사관들은 모두 휴대전화에 동성애자 데이팅 앱을 설치해 두고 있었다. 성관계 정황이 없는 상황에서 이 앱에 잠입해 신원을 확보하고 성관계를 유도해 적발하려 한 것은 명백한 함정수사이고 불법행위”라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또 육군 법무실 고등검찰부 문건을 공개하며, ‘윗선의 지시에 따른 기획 수사’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육군 고검은 3월 23일 ‘군형법상 추행죄 처리 기준 검토’라는 문서를 일선 부대에 하달했다. 육군 고검은 이 문서에서 ‘죄질 불량의 경우 구속 고려’ ‘기소 원칙이나 예외적으로 불기소 가능’ ‘검토안을 예하부대에 하달해 통일된 사건처리가 되도록 조치’ 등의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임태훈 소장은 “이 사건은 중수단이 기획해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것으로, 군 검찰이 수사를 지휘할 수 없다. 아직 사건이 군 검찰로 송치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기소 지침을 하달하고 통일된 사건 처리를 주문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모종의 지시로 육군 고검이 사건 처리 기준을 미리 준비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장준규 육군 참모총장과 중수단 소속 수사관 4명을 헌법상 평등권, 행복추구권, 인격권, 사생활의 비밀, 양심의 자유 침해와 적법절차 준수의 원리 위반 등 사유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