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봉(왼쪽) 교사가 19일 부천고 2학년 학생들에게 용수철을 이용해 지진파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부천고 제공
이진봉(왼쪽) 교사가 19일 부천고 2학년 학생들에게 용수철을 이용해 지진파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부천고 제공
이진봉 부천高 교사

“저는 수업 진도를 늦게 빼는 편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교과서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은 욕심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나중에 자라서 제가 수업 시간에 가르쳐준 지식은 잊어버려도 저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지혜로운 성인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이진봉(42) 경기 부천시 부천고 교사는 1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자신의 마음가짐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학에서 지구과학교육을 전공하고 지난 2002년 교사에 입문한 이 교사는 경기과학고를 거쳐 현재는 부천고에서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이 교사는 지역의 과학교사들 사이에서 새로운 수업방식을 도입하고 영재교육을 선도하는 교사로 이름나 있다. 이 교사는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과학 분야 교과중점학교로 선정된 부천고의 과학부장교사를 맡고 있다.

그는 “과학을 통해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초를 닦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며 “단순히 화학 원소기호를 외우고 물리 공식을 외우는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 토론과 실험 수업을 하고, 과학 실험결과를 논문이나 기사로 표현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방과 후 수업을 통해 ‘과학 글쓰기-사이언스 퓰리처(Science Pulitzer)’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사는 “전문적인 지식이 아무리 뛰어난 과학자라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과학 글쓰기 과정을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3개의 강연과 4개의 대회로 이뤄진 사이언스 퓰리처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마련한 이수증이 수여된다.

이 교사는 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과학전문기자 등 외부 강사 등을 초빙하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교사의 노력으로 사이언스 퓰리처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져 첫해인 2015년 120명이던 신청자는 지난해 160명, 올해 240명으로 늘었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이 지역균형선발제 등을 통해 명문대 입학에 성공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관심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 교사는 사이언스 퓰리처 과정을 통해 과학자의 활동이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실험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도 알려주고자 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한 가지 연구를 위해서는 선행 연구 뿐만아니라 배경 이론을 얻기 위한 다양한 문헌을 읽는 것이 필요하고, 타인에게 자신이 연구하는 분야에 대해 명확히 알릴 필요도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논문처럼 공식적인 과학 글쓰기는 물론 이메일과 신문 기사와 같은 글쓰기 또한 과학자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사는 사이언스 퓰리처 과정을 이수하거나 자신의 수업을 들은 제자들이 뛰어난 입시 결과를 내는 것보다는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에 더욱 보람을 느낀다. 그는 “과학에 별다른 흥미가 없던 인문계 학생들이 나의 수업을 듣고 ‘과학이 재밌어졌다’고 말하기도 한다”며 “과학 교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라고 고백했다. 과학 교사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은 이 교사는 학생들에게 과학을 더 잘 가르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재편되기를 희망한다.

그는 “요즘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 과정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높다”며 “수업 진도에 쫓기면서 아이들에게 시험을 위한 공부를 시키는 교사가 아니라 삶에서 필요한 역량을 가르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교권 회복과 아동이 행복한 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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