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내외 경제 예측 기관들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0.1~0.2%포인트 상향 조정하면서 경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성장률 전망치의 상향 조정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에 기인하는 바 크다. 그리고 최근 들어 견고한 우리의 수출 실적이 글로벌 경제회복의 기대를 갖게 해준다. 우리는 이 우호적인 대외 경제 여건의 호전을 그 어느 때보다 잘 활용해야 한다.
상향 조정된 성장률 전망치를 통상적인 경기 변동에 따른 대응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다. 우선, 최근 몇 년째 성장 부진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지고 가계부채의 급격한 증가 등은 서민경제를 압박하며, 일본이 겪은 구조적인 디플레이션 경제로 진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컸다. 정부가 인위적인 가계부채 대책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금융시장 개입을 통한 인위적 조치보다는, 가능한 한 경기회복의 기회를 살려 성장에 의한 소득 증가와 고용 개선을 통해 가계부채 문제를 해소해 나가는 게 옳은 방향이다.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중국의 경제 보복 등 우리 기업들만 시달리고 있는 지정학적 위험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다시 투자를 통한 성장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지 않으면 경제 위기 심리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도 조선·해운 등 부실산업으로부터 대량 실업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출 호조 산업에서 이들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해야 고용 불안 압력도 낮아질 수 있다. 이번 성장률 상향 조정은 우리 경제가 내수보다는 수출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이러한 경제 구조를 단시간에 획기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지금은 대외 경기회복을 적극 활용하면서 점진적인 개선을 해 나가야 한다.
경제의 디지털화와 글로벌화는 경제의 흐름을 급격하게 바꿔 놓고 있다. 미국의 우량기업인 S&P500 기업에 진입해서 퇴출당할 때까지의 평균 연수가 1960년대에는 60년이 넘었으나 최근에는 15년 이내로 기업의 부침이 급격하고, 1980년대에 성공적으로 창업한 기업들이 기업 가치 100억 달러가 되는 데 걸리는 기간이 25년이었다면 최근의 우버나 스냅챗 등에서 보듯 불과 몇 년 안에 스타트업 단계에서 이러한 위치에 올라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경제가 급격히 빠르게 흐르고 있음을 말해준다. 조선산업이 우리나라의 자부심으로 대접받던 시절이 불과 몇 년 전이다. 4차 산업혁명은 한마디로 산업의 디지털화 확산·심화로 볼 수 있다. 즉, 산업의 재편과 흐름이 더욱 급격할 것임은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지난해 가을부터 여러 대기업의 경영자가 출국금지돼 글로벌 경영 일선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의 한 달이 과거의 일 년이 넘을 수 있는 시대에 기업인들을 붙잡아두는 것은 경제적 자살행위와 같다. 경제의 최대 적(敵)은 불확실성이다. 민주주의의 성숙 과정이 경제의 불확실성이 되지 않도록, 그리고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청년실업과 분배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오랜만에 찾아온 경제의 희소식을 적극 활용하도록 기업의 사기를 살려주고 글로벌 경제에서 다시 춤추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선 과정의 반(反)기업 정서를 활용한 포퓰리즘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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