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종대교를 지나 인천국제공항으로 가기 전, 영종하늘도시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면 운북지구의 산업물류시설용지가 나온다. 이곳에 자리 잡은 3만2614㎡의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는 최첨단 시뮬레이터(Simulator)를 통해 사고를 대비하는 대한항공 안전운항의 요람이다. 2500명의 대한항공 운항승무원(조종사)들은 경력과 상관없이 전원 이곳에서 매년 다섯 번 이상의 교육을 받는다.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는 이론(지상학술훈련)을 마친 운항승무원(조종사)이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실제 비행기에서 훈련할 수 없는 비상절차 등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센터에는 실제 항공기 조종석(콕핏)과 같은 형태로 이뤄진 시뮬레이터가 총 8대(보잉 747·보잉 777·보잉 737 각 2대씩, A330·A380 각 1대)나 있다. 시뮬레이터의 대당 가격은 약 200억 원에 이른다.
대한항공이 처음 시뮬레이터를 도입한 것은 지난 1983년이다. 한 해 전 개원했던 인천 중구 신흥동 운항훈련센터에 보잉747-200 시뮬레이터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던 것이다. 실제와 동일하게 상황별 움직임이 구현되는 시뮬레이터를 처음 접했던 당시 조종사 훈련생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이후 1990년부터 대한항공은 보잉747, 보잉777, A330 시뮬레이터 등을 순차적으로 도입해 본격적인 운항훈련센터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더불어 대한항공은 1999년 보잉과 조종사 훈련 교관 위탁 계약을 체결하며 더욱 전문적인 훈련 환경을 마련하였으며 2006년에는 에어버스와도 같은 계약을 체결하며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에서 교육받는 조종사들은 항공기 제작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훈련 및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게 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시뮬레이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 영종하늘도시 산업물류시설용지 내에 마련된 부지로 이전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에 자리 잡은 대한항공 운항훈련센터는 보잉사와 합작으로 총 15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지난해 4월 완공됐다. 축구장 1개 면적에 맞먹는 연면적 8659㎡(지하 1층, 지상 3층)의 운항훈련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며 연 3500여 명의 운항승무원이 훈련받을 수 있는 규모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시뮬레이터들은 눈, 비, 터뷸런스 등의 악기상뿐만 아니라 공항 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실제와 같은 화면으로 보여주며 미세한 움직임의 구현이 가능하다. 실제로 시뮬레이터로 착륙하기 위해 공항에 접근할 때 공항 주변 건물뿐만 아니라 도로 위 자동차들의 움직임까지 세세한 표현이 구현되어 더욱 현실감 있는 비행 훈련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도입한 보잉787 차세대 항공기와 올해 하반기 도입 예정인 CS300 항공기의 시뮬레이터도 각각 1대씩 내년 8월에 도입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이처럼 시뮬레이터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우수한 조종 인력 양성과 안전 운항을 위해서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3번은 훈련, 2번은 심사를 받기 위해 시뮬레이터에 오른다. 운항승무원으로서 입사 후 부기장 자격을 취득하기 위한 훈련과 부기장에서 기장으로 승격, 기종을 전환할 때도 대한항공 운항승무원들은 운항훈련센터에서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가상 비행 훈련 및 심사를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또 대한항공은 비행안전 취약 부분을 분석하여 그와 유사한 비행 가상 환경을 만들어 운항승무원들이 최적의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훈련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서 적용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찰나의 순간에 운항 조종사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승객들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며 “안전 운항을 위해 더 다양한 실험을 하는 게 우리 목표”라고 말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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