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니 모런 노동재단 사무총장

“노동조합도 원하는 것을 다 가지려 하지 않습니다. 노사 양측이 서로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대화에 임해야 합니다.”

야니 모런(사진) 네덜란드 노동재단 사무총장은 ‘갈등이 극심한 한국의 노사관계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냐’는 기자의 요청에 이같이 말했다. 모런 사무총장은 지난 3월 27일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노동재단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화와 타협을 중시하는 네덜란드의 노사관계를 설명하며, 극단적인 요구를 하지 않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합의’에 이르는 네덜란드의 ‘사회적 협치 전통’을 강조했다.

네덜란드 노동재단은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설립된 민간 협의 기구다. 사용자와 노동자 대표 각 10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앙집권적 단체교섭의 장이다. 노동과 관련한 사안은 반드시 협의를 거쳐 입장을 정리해 정치권에 조언한다.

노동재단은 주로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만 경제위기 상황에서 임금 동결과 같은 사안은 정부의 입장에서 노조를 설득하기도 한다.

모런 사무총장은 “노동재단은 2차 대전 후 국가 재건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네덜란드 지역의 나치 수용소에 있던 사람들이 전후 사회에 대해 걱정하며 협의를 통한 합의 도출로 국가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협의의 과정이 ‘폴더(Polder)모델’이라며 “싸우지 않고 대화하는 게 네덜란드의 전통”이라고 설명했다. 폴더는 ‘간척’이란 뜻으로, 국토 대부분이 해수면보다 낮아 국민이 협동해 간척지를 개척한 전통에서 유래된 말이다. ‘모든 사안을 협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모런 사무총장은 “항상 상대방에 대해 존경심을 가져야 하는 게 우선 원칙”이라며 “그리고 (협상에서) 한쪽이 모든 걸 다 가지지 못한다는 사실을 먼저 인식하면 협의로 해결되지 않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심각한 노사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그는 “크고 힘든 사안을 우선 해결하려 들면 안 된다”며 “해결하기 쉬운 작은 문제부터 먼저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헤이그=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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