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0시 반,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이다. 시진핑은 서동수와 만찬을 끝낸 후에 곧장 귀국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다. 비행기 앞쪽 시진핑의 전용실에는 넷이 둘러앉았다. 시진핑과 저커장, 우더린과 주석실 비서 왕춘이다. 이들이 중국의 최고위층이다. 언론에서도 이들을 4인방이라고 부른다. 시진핑이 머리를 들고 셋을 둘러보았다. 만찬장에서 서동수와 웃으며 농담까지 했지만 지금은 지친 표정이다.

“무서운 놈이야.”

시진핑이 어깨를 늘어뜨리며 말했다. 셋은 숨을 죽였고 시진핑이 말을 이었다.

“그놈이 대놓고 승부수를 던졌어. 도전을 했다고.”

아직도 셋은 눈동자만 굴리고 있다.

“이번에도 다 던졌어. 동북 3성을 받아들인 것처럼 말이야.”

“…….”

“뭐? 동북공정을 확대하라고? 확대해서 한반도 남쪽, 일본까지 포함시키자고?”

“…….”

“징그러운 놈 같으니.”

“…….”

“장사꾼 놈들은 상종을 안 해야 돼.”

머리를 든 시진핑이 심호흡을 하고 나서 셋을 둘러보았다.

“그놈 말은 거꾸로 들어야 돼. 중국이 천하를 장악한다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그 대륙의 꼬리에 붙은 놈들이 천하를 삼키려고 나온다는 말이야. 나는 그렇게 들었어.”

“…….”

“어때? 동무들은?”

시진핑이 묻자 마침내 저커장이 입을 열었다.

“저도 소름이 끼쳤습니다.”

“나하고 느낌이 같구먼.”

“하지만…….”

저커장이 눈을 크게 뜨고 시진핑을 보았다.

“그놈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를 제패한다는 것 말씀입니다. 반박할 필요가 없지요.”

반박하면 정신병자다. 다시 방 안에 정적이 덮였다. 문제는 시진핑이 말한 대로 역전이 될 가능성이 손톱만큼이지만 있다는 것이다. 그때 주석실 비서 왕춘이 말했다.

“서동수의 이 제안은 크램프는 물론 푸틴, 심지어는 아베의 암묵적 지지를 받고 있을 것 같습니다.”

왕춘은 중국의 모든 정보기관에서 나오는 정보를 통합, 분석, 판단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두 손을 모은 왕춘이 시진핑을 보았다.

“상대를 가볍게 보는 것도 위험하지만 너무 무겁게 취급할 필요도 없습니다, 주석동지.”

“서동수는 누르하치가 될 것 같은가?”

시진핑이 불쑥 묻자 왕춘이 어깨를 펴고 헛기침을 했다.

“서동수를 칭기즈칸과 비유하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주석동지.”

“칭기즈칸?”

시진핑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갑자기 물기가 빠진 것 같다. 시진핑의 얼굴에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다.

“그까짓 것을 감히 칭기즈칸과 비교해?”

“한족을 뭉치게 하는 역량이 비슷합니다, 주석동지.”

“그, 갈라져서 싸움만 하던…….”

그런데 지금은 그게 아니었으므로 시진핑이 입을 다물었다. 그때 왕춘이 말을 이었다.

“세계 정세가 그때와 비슷합니다. 하지만 서동수의 말대로 우리가 다 장악할 가능성이 많지요. 대신 다 버려야 합니다.”

중국 공군 1호기가 밤하늘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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