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가능성을 신고한 제보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지적했다.

인권위는 21일 방위산업(방산) 비리 가능성을 신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민원처리와 무관한 부서에 유출됐다는 A 씨의 진정을 받아들여 공군 모 군수사령관에게 감찰실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보호’ 직무교육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공군으로 복무하다 지난해 2월 의원면직된 A 씨는 같은 해 5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방부에 방위산업 부품 국산화 및 정비능력 운영 관련 비리 가능성을 제기하는 민원을 제출했다. 그러나 A 씨는 과거 선임 B 씨로부터 민원에 대한 사과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이에 A 씨는 “민원인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권리구제를 원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 조사결과 B 씨는 해당 사업과 관련한 비리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자 민원처리 담당자인 C 씨에게 민원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고, 이에 C 씨가 A 씨로 짐작할 수 있는 발언과 함께 A 씨의 주소를 적은 공문을 발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C 씨는 A 씨의 이름을 알려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B 씨 역시 “A 씨가 과거 정보공개청구를 한 사실이 있어 민원을 제기한 사람으로 추측할 수 있었다”며 “같이 근무할 당시 혹시 불편을 끼친 것 아닌가 하는 마음에 문자를 보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B 씨가 A 씨를 특정해 단정적인 어투로 사과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볼 때, 민원 제기자가 A 씨임을 확실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봤다. 또 C 씨가 민원인이 누구인지 추론할 수 있도록 B 씨에게 ‘과거 복무하던 직원이 부서를 옮기거나 퇴직하면서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식의 말을 한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인권위는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제26조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 등 민원처리를 위해 불가피하게 민원인의 신상정보 등 일부가 공개되어야만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민원처리 담당자는 민원인의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주의를 기울일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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