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앤티크 동호회 회원들의 정례 모임에서 골프 골동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골프 앤티크 동호회 회원들의 정례 모임에서 골프 골동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1848년 등장한 ‘구타페르카’라는 고무 볼은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어 골프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다.
1848년 등장한 ‘구타페르카’라는 고무 볼은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어 골프 대중화의 기폭제가 됐다.
골프가 걸어온 600년 <끝>

1년 넘게 골프 인문학을 연재하면서 ‘골프의 역사를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을 항상 품었다. 짧은 소견과 지식으로 과연 600년이 넘는 세월을 감당해 낼 수 있을지, 내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모든 학문이 그러하듯이, 우리가 사랑하는 골프의 인문학을 골퍼들과 독자들에게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미국에서 일간지 골프기자로 활동하면서 선수들을 취재했고, 우연히 골프 골동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골프 앤티크 동호회’(Golf Collector’s Society)의 멤버가 됐다.

이 모임엔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전 세계에 퍼져있는 수천 명의 회원이 참가하고 있다. 골프 골동품 수집 동호회다. 전직 프로선수들과 골프장 오너, 골프 작가와 기자 출신, 그리고 골프를 사랑하는 수집가 등 골프에 관련된 여러 분야의 다양한 사람들이 회원으로 등록된 집단이다. 골프 앤티크 동호회는 1년에 서너 차례 컨벤션을 열고 회원끼리 골동품을 사고팔며, 골프포럼 등을 개최하면서 긴밀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17년째 회원인 필자 역시 라스베이거스, 혹은 파인허스트 등 유서 깊은 골프장에서 열리는 컨벤션에 참가하며 자연스럽게 골동품을 모았고 이를 통해 골프의 역사를 익혔다. 다양한 골프 원서를 읽으면서 골프의 역사를 더듬어 올라갔다. 히커리 골프채 등 앤티크 물건들을 하나하나 구해 박물관을 꾸몄다. 컨벤션에 참가하기 위해 자동차로, 비행기로 여행하면서 미국 시골구석의 골동품 상점을 뒤져 먼지 묻은 골프 트로피 등을 수집했다.

기회가 생길 때마다 골프의 기원을 캐본답시고 이곳저곳을 오갔다. 골프의 기원을 고집하는 네덜란드를 몇 차례 찾아 박물관을 조사하고, 암스테르담의 바닷가에서 북해의 서쪽 끝 스코틀랜드를 바라보기도 했다.

물론 골프의 종착지인 영국을 찾아 세인트앤드루스와 영국 골프박물관을 둘러보았고, 해당 박물관장을 만나 보았으며 수백 년 전의 골프 선조들 무덤을 찾아 영령 앞에 머리를 조아리기도 했다. 골프가 생겨난 세인트앤드루스를 찾았을 땐 바닷가에서 모래사장을 지나 몇m를 가야 구릉이 있는지, 코스가 탄생한 초원은 어떤 상태였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 코스에 서서 마음속으로 잠시 600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15세기 초원에서 목동들이 나무작대기로 돌멩이를 치기 시작했고, 항구에서는 네덜란드 상인들이 필드하키와 같은 놀이를 하고 있었다. 16세기 스코틀랜드의 메리 여왕은 평생 골프채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그의 아들인, 대영제국의 첫 통합 국왕인 제임스 6세이자 대영제국 제임스 1세가 골프를 장려하는 등 골프는 왕들의 유희로 자리매김했다. 18세기 들어서면서 사회 지도층으로 등장한 프리메이슨의 수장인 싱클레어에 의해 18홀과 13조항의 규칙 등이 정비돼 비로소 골프의 골격이 완성됐다.

19세기는 골프의 르네상스였다. ‘골프의 신’ 앨런 로버트슨이 나타났고 ‘영국 골프의 아버지’로 불린 올드 톰 모리스에 의해 골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1848년 새롭게 발명된 ‘구타페르카’라는 고무 볼로 인해 골프의 대중화가 이뤄졌고, 20세기 초반 미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신대륙으로 넘어온 골프는 100년 넘게 성장을 거듭했다.

골프 인문학 연재는 문화일보 독자들, 그리고 골프 팬들에게 인문학적인 골프 상식과 역사를 알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남양주골프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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