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인재 파견업체 파소나그룹 사내 복리시설에서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파소나그룹 제공
지난 9일 일본 도쿄에 있는 인재 파견업체 파소나그룹 사내 복리시설에서 보육교사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파소나그룹 제공
<3부> 글로벌 경험서 배운다 - ⑥ 日 파소나그룹의 ‘인재 파견업’ <끝>

日 기업 63% 직원 부족 고충
일손 구하기 새 대안으로 부상

‘정규직과 동등한 대우’ 원칙
젊은층 공감대 이끌어 내
기업들은 인건비 절약 효과


지난 9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의 파소나그룹 사옥. 1층 로비 중앙의 실내 논에서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있었다. 회의실 천장에는 토마토와 오이가, 벽면에는 호박이 열리고 있었다. 한쪽에선 샐러드용 채소가 적외선실에서 자라고 있는 게 보였다. 사무실 창문에 특별히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하지 않지만, 장미꽃이 무성해지는 여름에는 자연스럽게 햇빛을 차단해 준다. 겨울에는 잎이 떨어져 햇빛이 실내로 들어와 내부를 따뜻하게 해준다. 여기에서 키운 채소와 쌀은 구내식당에서 활용돼 ‘도심 속 자급자족’을 완성한다. 인재 파견업체로 알려졌던 파소나의 새로운 계열사 ‘파소나 오투’의 작품이다. 여성과 프리터 등 일본의 숨은 노동력을 찾고, 이들의 파견 근로를 통해 기업의 구조개혁을 꾀하던 파소나가 ‘첨단 산업 육성’에까지 손을 대며,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 중에 통화 완화와 재정 지출에 이어진 마지막 화살을 구현하고 있는 셈이다.

‘아베노믹스’로 일컬어지는 대규모 경제 부흥 사업의 영향으로 현지 업계에선 일손 부족이 화두가 되고 있다. 24일 일본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1.43으로 역대 최고라던 지난해 평균 1.36을 넘었다.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1.43개로 산술적으로는 전 국민의 ‘완전 고용’이 이뤄졌다.

현재 일본 기업들의 63.2%가 직원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중소기업은 74.7%가 직원 부족에 시달린다. 네 곳 중 세 곳은 일손이 달린다는 의미다. 인구 감소로 젊은 구직자는 줄었지만, 경제 부흥으로 인력은 계속 필요하고 설상가상으로 나이 든 고령화 세대는 은퇴해서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진 처지다. 젊은 층의 취업 의지도 예전보다 약해졌고, ‘잃어버린 20년’이란 긴 침체기를 겪은 일본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대거 고용하는 데 주저하고 있다. 금융 완화와 재정 확대라는 첫 번째, 두 번째 화살로 인해 경기 자체는 크게 상승했는데 기업 구조 개혁이란 세 번째 화살이 이전에 비해 약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소나 같은 인재 파견업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각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필요한 순간만 고용해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파견업체로부터 구하는 인재는 경비·청소용역, 구호 업무 등 블루 칼라 직종에서 경리, 엔지니어, 정보기술(IT) 전문가, 무역 실무자 등 고학력 전문직까지 다양하다. 파소나의 고객도 중소기업은 물론, 도요타 등 일본 유수의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우메하라 아이코 파소나 부장은 “노동력 감소라는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평생고용이란 과거의 직장 형태가 점점 변하고 있다”며 “공감대가 형성되고, 파견 근로자의 임금이나 대우가 현장 정규직 근로자와 차이가 없는 만큼 파견직을 선호하는 젊은 층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 등 비경제활동 계층이 적극적으로 산업 현장에 유입되는 점이 일본 경제에 매우 고무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창립 초기부터 여성 인력 확보에 매진했던 파소나의 경우 전체 직원의 70%가 여성이다. 이 같은 추세 속에 파소나의 매출은 지난 2011년 2000억 엔에서 지난해 3000억 엔으로 5년 만에 약 50% 증가했다. 직원 수도 1년 만에 20% 늘어 본사에만 약 3000명이 근무하고 있고, 전체 파견 직원 수까지 합하면 1만 명 규모로 성장했다. 그래도 인력이 부족하자 파소나그룹은 일본, 대만, 중국 등에서 인재 채용 행사를 꾸준히 열고 있다.

이치무라 도모유키 파소나 글로벌 매니지먼트 사업본부장은 “지난해 우리 부서의 인원은 80명이었지만 1년 만에 120명으로 늘었다”며 “어느 정도 수준의 일본어 구사 능력만 된다면 외국인이라도 좋은 조건에 채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파견 기업에 따라 급여, 복리시설 이용에 부족함이 있다면, 파견 업체에서 그만큼을 보충해준다. 대표적인 게 파소나의 ‘사내 보육시설’로 한국처럼 보육시설이 의무화되지 않은 일본에선 여성 근로자들 대다수가 무척 반기는 시설이다. 업무량, 강도에 따라 급여의 차이는 있겠지만, 원칙적으로는 대기업 파견직원이든 중소기업 파견직원이든 ‘동일 노동-동일 임금’의 원칙을 지켜주자는 취지다. 우메하라 부장은 “정규직과 차별 없는 대우를 해 주기 때문에 비정규직이라고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도쿄 =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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