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서울·인천시 입장 팽팽

SL공사 관할권 이전 전제로
환경부·서울시 소각장 요구
주민 “소각장 영구화” 반발 커
인천 “정부와 동시착공 협의”


지난해 말 사용시한이 끝난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의 활용을 놓고 여기에 소각장을 세우려는 환경부·서울시와 테마파크 개발을 원하는 인천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매립지 인근 주민들은 테마파크 건설 없이 소각장만 들어올 경우 쓰레기 차량 진입을 막겠다고 별러 최악의 경우 2015년 ‘쓰레기대란’이 재연될 우려도 낳고 있다.

24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환경부와 서울시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의 관할권을 빠르면 오는 6월 인천시에 이전하는 대신 자원순환시설(소각장)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 희망대로 테마파크를 짓기 위해서는 관할권 이전이 필요하지만, 폐기물의 재활용과 직매립 금지를 골자로 한 ‘자원순환법’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이미 SL공사가 매립지 내 자원순환시설 설치계획을 반영, 시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는 인천시가 지난해 3월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에 약 150만㎡ 크기의 테마파크와 복합쇼핑몰을 오는 2020년까지 조성키로 하고 미국 부동산개발업체와 2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으나 1년 넘게 답보 상태에 있는 점도 영향을 줬다.

인천시는 지난 2015년 서울시·경기도·환경부 4자 합의로 2016년 12월 매립을 끝내기로 했으나 자원순환시설이 건설되면 또다시 주민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시는 대체매립지 조성 시까지 수도권매립지 내 제3매립장 예정부지 일부를 한시적으로 사용, 소각한 폐기물만 매립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역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할 조짐이다. 김용식 인천서구발전협의회장은 “매일 오가는 쓰레기 차량으로 수십 년간 환경피해를 겪었는데 소각시설까지 더 들여와 매립지 사용을 연장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인천시가 테마파크가 아닌 자원순환시설을 먼저 허가할 경우, 매립지로 진입하는 쓰레기 차량을 온몸으로 막아 세울 태세다. 폐기물을 직매립해 온 제2매립장이 18년 걸려 사용 종료된 점을 감안하면 소각재를 매립할 경우 영구화로 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자원순환법 시행을 앞두고 소각장 같은 전처리시설은 현재 수도권 3개 시·도 모두 절대 부족한 실정이다. 쓰레기 ‘직매립 제로화’를 선포한 서울시는 SL공사의 자원순환시설 설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안정적 폐기물 처리를 위해 자원순환시설과 대체매립지 조성도 필요하지만 오랜 기간 고통을 감내한 주민을 위해 테마파크 조성이 병행돼야 한다”며 “SL공사 관할권을 이관받으면서 자원순환시설과 테마파크를 동시에 착공할 수 있는 방안을 환경부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 = 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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