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상대 홈런·실점 적어
언더핸드와 사이드암 투수
왼손타자에 약하다는 통념 깨
잠수함투수는 좌타자에 약하다는 속설이 있다. 사이드암, 언더핸드 유형의 잠수함투수는 옆으로 공을 던진다. 왼손 타자가 보기에 잠수함 투수의 투구는 바깥쪽에서 안쪽, 즉 몸쪽으로 흘러들어오기에 크게 보인다. 반대로 오른손 타자에겐 잠수함투수의 투구가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도망가는 듯한 인상을 안긴다. 또 좌타자는 잠수함투수의 공을 오래 볼 수 있다. 잠수함투수는 어깨가 아닌 무릎 근처에서 공을 뿌리다 보니 노출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 구질을 간파당하기 쉽다. 잠수함 중 선발투수를 찾기가 어려운 이유.
그런데 올 시즌 1993년생 동갑내기인 한현희(넥센)와 임기영(KIA)이 잠수함 선발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으로 오가며 5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35(5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진 14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3개만 내줬다. 선발로는 2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로 등판해 승패를 남기진 못했지만, 13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냈다. 피안타율 0.116(5개)의 짠물 피칭. 평균자책점은 1.38이다. 불펜으론 3게임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6개, 평균자책점 1.29이다.
임기영은 4경기(선발 3, 구원 1)에서 2승, 평균자책점 1.29(3위)를 챙겼다. 삼진 13개, 볼넷은 3개. 4월 선발로 전환된 이후 지난 18일 kt전 완봉승을 포함해 3경기에서 2승을 거뒀다. 선발로 20이닝을 투구하며 자책점은 2점에 그쳤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0.90.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한현희와 임기영의 좌타자 상대 기록이다. 한현희는 올 시즌 33명의 좌타자를 상대해 6안타(1홈런)를 허용했다. 피안타율 0.200. 우타자(43명) 상대 피안타율(0.100·4개)과 비교했을 때 다소 높지만, 올 시즌 피안타율 0.200 이하 투수가 5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빼어난 수치다.
임기영은 35명의 왼손 타자를 만났고, 8안타(피안타율 0.242)를 내줬다. 8안타 중 홈런은 없다. 좌타자를 상대로 삼진 6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2개를 내줬다. 우타자 46명을 상대해 9안타(0.209), 1홈런을 허용한 것과 비슷하다.
한현희는 145㎞를 넘나드는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가 일품. 약점으로 지적돼온 제구력을 가다듬으며 거듭났다. 여기에 올 시즌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몸쪽 체인지업이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영은 140㎞를 살짝 넘기지만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로 좌타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볼 끝이 ‘지저분’하고 타자가 느끼는 체감 구속이 빠르다는 것도 자랑거리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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