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적의 폭탄 불소나기처럼…”
칼빈슨호, 내일 동해에 도착


북한이 인민군 창건 85주년을 맞아 강원 원산 일대에서 진행한 대규모 화력 훈련은 미국의 항공모함과 전함 타격 및 서울 초토화의 무력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군과 항공·반항공군이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당국은 2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참관하에 “사상 최대 규모의 군종합동타격시위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반도에 미국의 전략무기가 집결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실험 대신 재래식 무기 위주의 저강도 도발을 벌였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25일 이뤄진 화력 훈련과 관련해 “수 킬로미터 해안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300여 문의 대구경 자행포(한국군 자주포에 해당)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면서 “초저공으로 바다 우(위)를 스칠 듯이 날며 목표 상공에 진입한 추격기, 습격기, 폭격기들에서 멸적의 폭탄들이 불소나기 마냥 쏟아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화력훈련 당일 오전 10시 강원 원산비행장에 도착해 박정천 포병국장의 영접보고를 받은 뒤 북한 해군, 항공·반항공군, 전선 최정예 포병 무력을 사열했다.

북한의 군종합동타격시위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한반도에 입항한 미국의 핵 추진 잠수함 미시간호나, 오는 27일을 전후해 한반도 해역에 도착하는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 등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훈련’이라는 표현 대신 이례적으로 ‘시위’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다르게 김 위원장이 직접 훈련에 참관한 것도 도널드 트럼프 마국 대통령에게 맞서는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 시키면서 내부 결속을 유도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있다. 또 보유 중인 자주포 8600여 문과 방사포 5500여 문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언제든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다는 대남위협이기도 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중국의 원유 공급 제한 등으로 평양의 기름값이 치솟는 등 내부적 위기감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한·미의 군사 행동을 언제든지 격퇴할 수 있다는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칼빈슨 항모는 F/A-18 슈퍼호넷 전투기 등 70여 대의 전투기를 탑재하고 있어 함께 기동하는 구축함·순양함과 대북 독자작전이 가능하다. 북한은 25일 6차 핵실험과 ICBM 발사실험 등 미국의 레드 라인을 넘지 않고 재래식 화력훈련을 선택해 일단 ‘한반도 4월 위기설’의 수위는 낮아지는 분위기지만 미국의 전략자산이 돌아가면 추가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열려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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