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26일 새벽 사드(THAAD) 발사대와 레이더 등 주요 장비의 일부를 경북 성주 롯데스카이힐골프장 부지로 옮겼다. 사드 장비들이 지난달 6일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지 51일 만의 일이다. 일부 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가중되는 북핵 위협과 중국의 보복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불가피한 조치였다. 주한미군은 초기작전운용 능력 확보를 위한 장비 시험 가동에 곧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환경영향평가 등 필요한 절차가 남았다는 점에서 다소 서두른 감이 없지 않으나, 사드 배치(配置)는 양국 정부의 합의 사항이므로 구체적 시기와 방법은 군사·안보적 판단에 따라 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북한이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과 25일 북한군 창건일에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같은 고강도 도발을 하지 못하면서 ‘4월 위기’는 일단 지나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겠다며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을 동원한 상황에서 고강도 도발을 자행하는 것은 무리수란 점은 북한 김정은에게도 명확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이 ‘쌓인 폭약 앞에 성냥 긋지 말라’고 경고하고, 25일 북·중 접경지역에 1급 전투대비 태세가 발령됐다는 보도가 나오니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결국 4월 사태는 강력한 대북 압박만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으며, 이는 미국이 자신의 일처럼 적극적으로 나설 때 가능하고, 중국의 실질적 움직임 역시 미국의 압박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위기’는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다. 김정은이 핵을 쉽게 포기할 리 없으며, 추가 핵실험도 언제든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6∼7주에 핵폭탄을 1개씩 제작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 미국 정보 당국의 결론이며,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에 핵탄두를 장착한 ICBM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미 동맹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여기는 사드 문제를 놓고 한·미가 갈등을 벌인다면, 자칫 한·미 동맹에 씻지 못할 앙금만 남길 뿐이다. 따라서 이미 시작된 사드 배치를 더이상 반대해선 안 된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 측이 “사드 반입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발표했다. 유력 후보의 이런 움직임은 안보 불안을 더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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