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율따라 내각 지분 배분 등
적은 의석수 따른 의구심 불식
권력 나눠먹기로 비치면 역풍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정당 구분 없이 내각을 구성하는 통합정부 구성의 청사진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정부 구성을 중심으로 한 반문(반문재인) 연대가 형성될 경우 후보 단일화나 연대 못지않게 대선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안 후보의 이 같은 구상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1강 구도를 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제주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합정부론에 대해 “곧 구체적 로드맵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이야기한다고 아랫사람을 상대하라고 호통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역사상 최악의 불통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문 후보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계파 패권주의는 말 잘 듣는 사람만 쓰는데 저는 최고 인재를 이념·지역·세대를 뛰어넘어 고루 찾아 쓰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계파·정파를 초월한 국민내각을 구성하는 방안을 구체화해서 이르면 28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선 득표율에 따라 통합내각의 지분을 나눠 갖는 방안,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표방하는 국회의원들을 결집해 100석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하는 방안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거론되고 있다.
후보 간 단일화나 연대 등에 선을 긋고 있는 안 후보가 통합정부 카드를 꺼낸 것은 최근 지지율 하락 국면을 막기 위한 마지막 반전 카드로 해석되고 있다. 지지 기반과 정책 방향 등이 다른 보수 정당 후보와의 인위적인 연대나 단일화는 역풍이 불 수 있지만 통합정부는 구상이 현실화할 경우 단일화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은 “진보 진영의 문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통합정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그동안 추상적으로 밝혔던 통합정부론을 구체화해 적은 의석수에 따른 국정 운영 의구심을 불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이 밖에 2018년 개헌과 함께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여 총선과 대선 시기를 맞추는 ‘임기 단축 개헌론’ 카드도 논의되고 있으며, 지지율 반등을 위한 호남 민심 잡기도 치열하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호남에 유세 인원을 집중 투입하는 등 이번 주부터 호남 민심 잡기에 진력해왔다”며 “호남에서부터 대반전 분위기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합정부론이 하락하는 지지율 반전 카드가 될 수 있지만 권력 나눠 먹기로 비치거나 전통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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