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우려에 관련조항 빼
트럼프, 양자 협정 강조 등
‘美우선주의’ 무역정책 속도
‘국경세 리스크’ 끝난건 아냐
세제개혁안 의회 통과 미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무역 대국으로서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양자 무역협정을 강조하며 다자 무역협정에서는 이탈하는 ‘미국 우선주의’ 움직임을 계속 드러내고 있다. 이에 한국과 일본 등 대(對)미 수출국들은 긴장의 기색이 완연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세제개혁안에서 ‘국경세 조항’이 빠졌다는 점에서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는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캐나다 및 멕시코와 체결한 미국의 대표적인 다자 무역협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부터 1994년 1월에 타결된 NAFTA에 대해 ‘참사(disaster)’ 내지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원흉’이라고 표현하며 탈퇴를 주장해 왔다. 따라서 미국 언론 일각에서는 오는 8월쯤으로 전망되는 멕시코와의 NAFTA 재협상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가 ‘엄포용’으로 NAFTA 탈퇴 행정명령을 만지작거리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발효를 앞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주목하고 있는 일본, 한국 등 교역상대국들의 긴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TPP를 통해 미국 수출 확대를 노리던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인해 TPP 백지화 및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교섭 개시의 위기에 몰려 있다. 한국도 대미 무역 장벽을 크게 낮춘 한·미 FTA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재협상 혹은 개정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발표한 세제개혁안에 미국 내 기업들의 반발에 대한 우려로 국경세 조항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 일본은 안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품을 수입하는 기업의 법인세에 국경세까지 부과될 경우 상품 가격이 인상되고 결국 기업의 매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산케이(産經)신문은 국경세 조항 누락에 대해 “일본 등에서 제품을 수입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업체 등 일본 기업에 대한 타격은 일단 회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계속되고 있고 미 의회, 특히 공화당 측은 세수 확보를 위한 국경세 도입을 계속 주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대미 수출국들의 ‘국경세 리스크(위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인세율을 15%로 대폭 인하하면 향후 10년간 2조2000억 달러(약 2483조 원)의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는 법인세율을 20%까지만 낮추고 국경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국경세 조항을 반영하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이 원안대로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