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前 대통령 탄핵 이유
4년만에 쟁점검토 없이 종결


2012년 12월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전자개표기가 사용되고 수작업 개표가 누락된 것 등은 위법이라며 제기된 선거 무효 소송에 대해 대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돼 18대 대선 무효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며 4년여 만에 소송을 각하했다. 소송 각하는 법원이 청구인의 주장과 관련된 법적 쟁점을 아예 검토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7일 ‘제18대 대선 무효 소송인단’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확인의 소를 각하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으로 파면됨으로써 원고들이 더 이상 선거무효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앞서 18대 대선 보름 뒤인 2013년 1월 4일 시민 2000여 명은 선거 무효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전 중앙선관위 노조위원장 한영수(62) 씨와 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직원 김필원(69) 씨가 주도했다. 이들은 △선관위원장이 공직선거법을 어기고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점 △선관위가 대선 개표 때 공직선거법 178조에 규정된 수작업 개표를 누락한 점 △국정원의 선거 개입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선거 개입 △국정원과 새누리당 의원들의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한 선거 개입 등을 근거로 들었다. 최근 ‘나는 꼼수다’ 멤버였던 김어준 씨는 자신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이 영화에는 18대 대선 때 전국 개표소 252곳에서 투표지 분류기가 식별하지 못한 미분류표와 관련한 부정행위 의혹, 투표지 분류기 해킹 의혹이 담겨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린 바 있다. ‘각하’라는 판단은 같았지만, ‘각하 이유’는 달랐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제20대 총선의 대전 동구 선거가 무효라며 제기된 소송에 대해 ‘소권(재판청구권) 남용’이라며 각하했다. 당시 재판부는 “계산에 필요한 기계장치 또는 전산조직을 이용하는 것은 적법한 개표 방식이었다”고 판시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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