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해외여행을 가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복잡한 항공권 환불규정

국적 항공사, 위약금 내면
비행기 떠난 후에도 환불
구매 전 꼼꼼하게 살펴야

올 1~3월 ‘노쇼’ 5만여명
항공사 1곳 피해만 180억


‘황금연휴’, 여름 휴가철을 앞두면 항공권을 구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항공권 예약과 취소 등을 둘러싼 민원도 그만큼 증가해 항공사들은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소비자들이 항공편을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은 가격이다. 항공사들은 다양한 상황에 맞춰 고객들에게 구매 시점과 조건에 따라 원가 이하의 가격부터 높은 가격까지 다양한 항공권을 제시한다. 따라서 같은 일반석 좌석이라 할지라도 가격 폭이 다양하다.

출발·도착 예약 변경부터 환불까지 아무런 제약이 없는 항공권의 가격은 높다. 하지만 날짜도 바꾸지 못하고 환불을 할 수도 없으며 현지 체류 기간도 정해져 있고 마일리지 적립도 안 되는 등 제약조건이 많다면 보다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할인 폭이 큰 특별가격이 적용된 할인 항공권은 소비자들에게 큰 기회다. 제약이 많기는 하지만 100만 원대의 항공권을 수십만 원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제약 사항이 많은 특가나 할인 항공권을 ‘아웃렛에서 구매한 옷’이라고 표현했다.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의 옷을 교환·환불 불가 조건으로 구입하는 상황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보통 항공사는 특가나 할인 항공권을 판매할 경우, 구매하는 고객에게 항공권의 제약 사항에 대해 설명을 한다. 값싼 항공권은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기 때문에 구매 전 반드시 제약 사항을 팝업 창이든, 다른 방식으로든 고지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몇몇 소비자들은 이러한 기회비용에 대해 본인 위주의 이해를 하는 까닭에, 항공사에 책임을 먼저 묻는 경우가 많다”며 “제약사항에 대한 글씨를 작게 써놓아 못 봤다는 등의 이유로 변경이 불가능한 항공권의 예약을 바꿔달라고 하기도 하고, 위약금 없는 환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접수된 피해 분쟁 중 절반이 넘는 53.8%가 항공권 구매 취소와 관련된 환불 문제가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출발을 며칠 앞두고 항공권을 예약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7일 전 항공권을 취소했다면, 그 좌석은 공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해외 유수의 항공사들도 이 같은 점 때문에 국내 항공사보다 엄격한 환불 위약금 제도를 운영한다. 국적 항공사의 경우 시점별로 환불 위약금을 차등 적용해 일찍 환불하면 낮은 환불 위약금이, 출발일에 가까운 날짜에 취소하면 높은 환불 위약금이 적용된다.

하지만 한국발 항공편을 운항하는 외국 항공사의 경우 시점에 상관없이 일괄적인 환불 위약금을 적용하고 있다. 게다가 국적 항공사는 항공편 출발 후에도 일정 수준의 환불 위약금을 내면 환불을 해주지만, 외국 항공사는 항공편이 출발한 이후 환불하는 것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외에서 출발하는 외국 항공사의 경우, 특가 및 할인항공권은 시점에 상관없이 환불 자체가 불가능하다.

위약금은 말 그대로 약속을 위반한 것에 대한 보상의 의미지만 항공사의 피해를 전적으로 보상하라는 것이 아니라 할인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들이 경각심을 가지란 의미도 갖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싼 가격으로 항공권을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들이, 특가나 할인 항공권을 손쉽게 취소하는 결정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손쉬운 결정이 다른 소비자나 항공사에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국내 항공사의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예약 부도(No-Show) 승객 숫자가 5만5000명이 넘었고, 피해액은 180억 원 이상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이 가격에 현혹되지 말고 여행 패턴에 맞는 스마트한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정과 여정의 변경이 수시로 이뤄지는 출장 등 비즈니스 목적의 항공 여행의 경우는 할인 항공권 등 제한사항이 많은 항공권보다는, 언제든지 출·도착일, 여정 등을 변경할 수 있는 일반 항공권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고, 가족여행의 경우 노약자가 포함돼 있다면 제한사항이 덜한 항공권 구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 등의 단체에서는 소비자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여 환불 위약금 제도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객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여행 패턴에 맞게 올바른 항공권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알리는 편이 무작정 환불 위약금에 대해 반대하는 것보다 더 낫다”고 덧붙였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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