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上) 행자부 ‘지능형 행정’ 사례 분석
AI·IoT·클라우딩 컴퓨팅 이용
이슈 인지하고 정책 대안 모색
기상정보·건보 진료자료 분석
식중독 위험지역· 원인균 예측
인공지능 챗봇, 민원 상담업무
국민 개인 행정비서 구현 기대
사회보장정보원은 13개 기관에서 단전, 단수, 사회보험료 체납 등 23종의 사회취약계층 빅데이터 정보를 수집·분석한다. 이것을 통해 복지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굴, 선제적인 원스톱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취약계층이 복지 혜택을 몰라서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대상자들을 먼저 찾아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의 수동적 복지 패러다임을 바꾼 것이다. 정보원은 ‘고위험 가구 예측 통계모형’을 개발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관리시스템을 구축, 지난해 말 기준으로 어려운 이웃 32만 명을 발굴해 5만4000여 명에게 복지서비스를 지원했다.
이처럼 정부의 정책 결정과 집행에 있어 이제 빅데이터 분석기법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가 됐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의 전염병, 미세먼지 심화 등 대처하기 어려운 과제에 부닥친 정부에 빅데이터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분산·클라우딩 컴퓨팅 등과 같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능정보 기술들이 정부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핵심요소가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미래의 이상적인 정부 형태인 ‘지능형 혁신정부’가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28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능형 혁신정부에선 데이터 융합과 분석을 통해 행정 수요의 예측능력이 커지게 된다. 문제가 터지면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종 현안을 조기에 인지하고, 사전에 대비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경우 축적된 식중독 사례, 기상정보, 건강보험공단 진료동향 데이터 등을 결합해 식중독 위험지역과 시설, 원인균 등을 예측하고 있다. 최근 정부통합전산센터와 충남도는 AI 발병 농가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국 단위 AI 예방과 퇴치에 본격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보다 한발 앞선 선진국에선 과거의 패턴을 분석해 정책 대안을 찾고, 미래를 예측하는 단계까지 나아가 있다. 유엔의 글로벌 펄스(Global Pulse), 영국의 호라이즌 스캐닝(Horizon Scanning) 프로그램, 싱가포르의 RAHS(Risk Assessment Horizon Scanning) 등이 그것이다. 3차 산업혁명까지의 정부 공공서비스가 만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중행정’이라면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방대한 데이터와 지능형 분석체계를 근간으로 국민 개개인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맞춤형 행정’이라 할 수 있다.
지능형 혁신정부에선 정밀 행정이 가능하다. 거기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스스로 학습하는 지능봇(Bot)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함께 국민과의 문자 대화를 통해 국민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정보를 실시간으로 찾아주는 챗봇(Chatbot)이 이미 단순한 민원 상담 업무에 활용되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구글의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IBM의 왓슨과 같이 봇으로 국민 개개인의 행정비서 시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능형 혁신정부의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은 국내 민간기업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기도 하다.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빅스터의 이현종 대표는 “업무의 결과물로서 쓸모있는 데이터가 생산돼야 하는데 아직 공무원들이 데이터 중심적인 사고가 부족하다”며 “공공부문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민간 데이터와의 연계를 통해 복잡한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석진 서울대 교수는 “이제 관행적이고 경험에 의존한 20세기식 행정의 시대는 갔다”며 “범정부 차원의 정보자원 융합과 통합적 데이터 분석을 추진하는 국가혁신조직을 신설해 이 기반 위에서 국가기획과 행정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데이터전략위원회 전략위원인 남영준 중앙대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 기반 행정은 필연적으로 타 부처 혹은 타 기관 데이터와의 연계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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