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에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딸을 위해 만들어 두었던 구시카쓰(串カツ·꼬치 튀김) 조리법이 실직위기에 처한 딸을 8200만 달러(약 930억 원) 규모 회사의 부사장으로 만든 소식을 전했다.

구시카쓰 다나카 사의 부사장인 다나카 히로에(田中洋江·46)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로 치면 포장마차 음식인 구시카쓰를 무척 좋아했다. 그런 딸을 위해 아버지는 구시카쓰를 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딸에게 맛있는 구시카쓰를 만들어주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그는 일과가 끝나면 기름과 튀김옷, 소스는 물론 꼬치까지 실험을 거듭했다. 그러던 중 다나카가 21세이던 1992년에 자신의 조리법이 적힌 메모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당시 대학생이던 다나카는 제대로 된 구시카쓰를 만들겠다며 대학을 중퇴하고 음식점에 들어갔다. 하지만 다나카가 들어간 음식점이 고급 레스토랑이었던 탓에 구시카쓰를 선보일 기회를 찾지 못했다. 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다나카가 다니던 음식점은 경영난에 문을 닫게 됐다.

일자리를 잃게 된 다나카는 고향으로 내려가려 짐을 싸던 중 아버지가 남긴 구시카쓰 조리법을 발견했다. 전혀 들어보지 못한 조리법이었지만 다나카는 아버지의 조리법을 믿고 음식점 사장을 설득해 도쿄(東京)에 구시카쓰 다나카라는 이름의 조그만 가게를 열었다. 아버지 조리법으로 만든 구시카쓰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현재 일본에 146개 지점, 미국 하와이에 1개 지점을 둔 성공 기업이 됐다. 구시카쓰 다나카 주가는 도쿄거래소 마더스 마켓 상장 후 50%나 올랐다. 아버지의 사랑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딸을 백만장자로 만들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고 수준의 근무시간(연 2113시간)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딸을 위해 시간을 쪼개 요리법을 연구하는 다나카 아버지와 같은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장시간 근무 문제가 항상 논란이 되지만 우리 정부는 최근 일본 정부가 재계와 함께 고심해 만든 블랙프라이데이(금요일 조기 퇴근제) 정책을 베껴서 발표하는 등 해결책 마련보다는 보여주기 행정으로 일관해 왔다.

이번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이 약속한 근로시간 단축 공약이 차기 정부에서는 제대로 실현될지 많은 이가 지켜보고 있는 이유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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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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