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민승리 유세장에서 시민들이 손가락으로 기호 3번을 표시하며 ‘안철수’를 외치고 있다.
27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국민의당 국민승리 유세장에서 시민들이 손가락으로 기호 3번을 표시하며 ‘안철수’를 외치고 있다.

- 안철수 통합정부 로드맵

총리임명 등 대통령 권한이양
비서실 축소… 내각중심 국정

단일화 없이 중도·보수 결집
대선 막판 ‘변수’ 작용 주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집권 후 통합정부의 구성과 운영방안을 담은 ‘통합정부 로드맵’을 발표한 것은 11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막판 승부수다.

안 후보가 이날 제시한 통합정부 구상은 원내 40석 국민의당이 집권하더라도 협치를 통한 안정적 국정운영, 개혁과제 추진이 가능하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의 ‘미니 정당’ 공격을 막아내는 동시에, 대선 전 단일화 없이 통합정부를 통해 중도·보수 진영의 결집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등 반문(반문재인)을 기치로 제3지대 세력이 합류하고, 추후 바른정당 등 보수 진영 내부에서 안 후보의 제안에 대한 화답 등이 있을 경우 대선 판세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헌과 통합정부 구성 = 안 후보는 개헌에 대해 국회의 뜻에 따르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안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없애는 권력구조가 국회에서 합의되면 거기에 따르겠다”며 “국민의 삶과 기본권, 지방분권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개헌안을 만들어 2018년 6월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회견에서 임기 3년 단축 등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국회에서 합의한다면 따르겠다는 뜻을 피력해 임기 단축 개헌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김 전 대표의 제안을 사실상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여야 합의로 임기 3년 단축 개헌이 통과되면 차기 대통령 임기가 2020년까지 3년으로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후보는 “모든 쟁점사항을 열어두고 국민의 뜻을 합리적으로 수렴하겠다”며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대선 전 연대에 대해서는 분명히 선을 긋는 대신 집권 후 내각 구성 등에서는 문을 개방했다. 안 후보는 “탄핵 반대 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합리적 개혁세력과 힘을 합치겠다”며 친문 진영과 친박(친박근혜)을 제외하고 내각에 중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바른정당이나 민주당 내 반문 진영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영입을 시사한 것이다.

안 후보가 제시하는 통합정부 구성안은 보수 정당 인사까지 포함한다는 점에서 문 후보와 차별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 후보는 “당내에서 같은 당내 사람들과 꾸리는 (문 후보 측의) 통합정부위원회와는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최근 유세에서 “대구·경북의 목소리가 소외되지 않는 통합정부를 꼭 만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는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를 만들고, 김 전 대표에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책임총리 국회 합의 추천 수용 = 안 후보는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를 통해 국가개혁과제를 내각이 주도하도록 하겠다. 이는 헌법정신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책임총리는 정당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서 지명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안 후보는 책임총리를 국회 추천에 따르겠다고 밝혀 권한을 국회에 대폭 이양했다.

안 후보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책임총리 임명에 대해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이 합의해서 추천한다면 그것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장관 임명 역시 책임총리의 추천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혀 총리에게 힘을 실었다. 안 후보 집권 시 책임총리는 국민의당 밖에서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지원 국민의당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은 “국민의당에서는 총리를 안 맡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 후보는 또 청와대 비서실을 축소하고 내각 중심 국정 운영을 약속하면서 민정수석실 폐지, 특별감찰관 독립성 강화 등을 강조했다. 공천이나 정당 인사에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동하·송유근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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