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에서 취임 100일 기념 유세 연설을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웃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문제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좀 지켜보자”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펜실베이니아 해리스버그에서 취임 100일 기념 유세 연설을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웃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문제에 대해 “잘 모르겠지만 좀 지켜보자”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취임 100일 대북압박

과거엔 金을 “미치광이” 지칭
이번엔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자극적 표현 삼가 전략 주목

맥매스터 “필요하면 軍작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또다시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 문제에서 우리를 돕는다면 북핵을 해결할 수 있다”면서 연일 ‘중국역할론’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미치광이(madman, maniac)’라고 비판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면서 향후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도 대북 군사적 행동 가능성에 대해 직접적 가부를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이라크) 모술에 들어간다고 발표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모든 행보를 발표할 수 없다”면서 ‘전략적 모호성’도 유지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중대하고 중대한 군사 충돌(major, major armed conflict)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군사적 행동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필요하다면 군사작전도 준비할 것”이라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도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삼가면서 협상 전환을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최고의 압박과 관여(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에서 ‘최고의 압박’이 대북 군사적 행동 시사라면, ‘최고의 관여’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인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의견이 없는데, 일부에서는 미쳤다고 하는데 나는 모르겠다”며 평가를 유보하면서도 “분명히 꽤 영리한 녀석(pretty smart cookie)”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김정은이 27세의 나이에 정권을 잡았는데, 그 나이에 권력을 잡는 것은 어렵다”면서 김 위원장을 다소 평가하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들어 부쩍 김 위원장을 ‘신사(Gentleman)’ 등으로 부르는가 하면, 과거에 즐겼던 독재자·‘광인(nut job)’같은 자극적 표현은 삼가고 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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