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작년 분담금 9441억원
나토·日 앞서 ‘타깃’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최고위급 인사들 사이에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비용 한국 부담 및 재협상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한국 정부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단 사드 약정 재협상 불가 방침 속에서 이르면 올해 말부터 진행될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에 촉각을 모으고 있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9441억 원으로 주한미군 전체 주둔 비용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1991년 1억5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매년 2.5∼20여% 범위에서 증가해왔다. 2014년부터는 유효기간 5년의 제9차 SMA 합의사항이 적용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SMA 개정 협상은 내년부터 시작되지만 미국 측이 재협상 요청을 서두를 경우 올 연말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부터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미국이 사드 주한미군 배치를 비롯, 핵 추진 항모 전단을 비롯해 B-1B 전략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핵잠수함 등을 상시 순환배치 또는 정기적 배치를 추진하면서 한국 방어를 위한 미국의 부담이 이전보다 커진 것은 사실이다. 한국은 물가상승률에 기초해 적절한 인상분을 계획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사드 등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에 드는 비용 등을 고려해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국방비 인상 등을 조건으로 내걸 가능성이 높다.
방위비 분담금은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로 나뉘어 사용된다. 인건비는 주한 미군에 근무 중인 한국인 근로자 임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총 인건비의 75% 이내에서 제공된다. 군사건설비는 막사·환경시설 등 주한 미군 시설 건축을 지원하는 것이고, 군수지원비는 탄약 저장, 항공기 정비, 철도·차량 수송 지원 등 용역 및 물자 지원을 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06년 이후 총 36조360억 원어치의 세계 최대 규모로 미국산 무기를 구매했다.
국방부는 미국이 사드 약정 재협상 요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 일각에서는 협상의 달인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드 약정 재협상 요구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미국은 앞으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과 일본·호주·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 방위비 분담금에 대해 재협상을 통해 전반적으로 조율하기에 앞서 전초전으로 한국을 주요 타깃으로 전선을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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