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피안타 3볼넷… 방어율 4.05
변화구·구속 변화로 상대 요리
1안타 1볼넷 타석서도 맹활약
류 “이 정도 걸릴 줄 몰랐다”
류현진(30·LA 다저스)이 973일 만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감격스러운 승리를 거뒀다.
류현진은 1일 오전(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1이닝을 3안타(3볼넷)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삼진은 이번 시즌 최다인 9개를 빼앗았다. 류현진이 마지막으로 승리 투수가 된 것은 2014년 9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류현진은 올 시즌 4연패를 끊었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4.64에서 4.05로 낮아졌다.
류현진은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필라델피아 타선을 요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으나 평균 구속은 140㎞ 초반에 머물렀다. 지난 2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변화구 구사 비율(68.8%)을 높였던 류현진은 이날 투구 수 93개 중 직구는 32개(34.4%)에 그쳤다. 직구로 잡은 삼진은 1개였고, 체인지업으로 3개, 슬라이더로 1개를 빼앗았다.
특히 커브가 위력적이었다. 류현진은 커브를 던져 4타자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현지 중계진은 “커브가 정말 뛰어나다”며 “체인지업과 커브를 활용한 구속 변화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있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타석에서도 1타수 1안타, 1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했다.
류현진은 1회 초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서 어렵게 출발했다. 1번 타자 세자르 에르난데스의 타구가 푸이그의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튕겨 나오며 3루타가 됐다.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류현진은 프레디 갈베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줘 1실점했고, 대니얼 나바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주자 1, 2루의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4번 타자 마이켈 프랑코를 삼진으로 잡으며 급한 불을 껐고 애런 알테르를 유격수 뜬공, 마이클 손더스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다저스는 공수교대 뒤 연속 3안타로 1득점, 균형을 맞췄다. 류현진은 2회 초를 2루수 땅볼, 3루수 땅볼, 삼진으로 깔끔하게 막았고 2회 말 크리스 테일러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다저스는 역전했다. 류현진은 3회 에르난데스를 삼진, 갈베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나바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프랑코를 다시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4회엔 손더스와 토미 조셉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자 범퇴로 믿음직스러운 투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4회 1사 두 번째 타석에서 중전안타를 뽑았다. 시즌 2호 안타. 하지만 앤드류 톨스의 병살타가 나와 득점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5회 첫 타자 카메론 렙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닉 피베타의 타석 때 포수 견제로 2루 주자가 아웃됐고 류현진은 삼진과 1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6회 갈베스에게 볼넷을 내주고 나바를 삼진으로 잡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다저스는 6회 톨스가 중월 3점 홈런을 때리며 점수 차를 벌렸다. 필라델피아가 9회 2점을 추격했으나 마무리 켄리 잰슨이 추가 실점을 막아 5-3으로 승리했다.
류현진은 2년 8개월 만에 승리 투수가 된 것에 대해 “이 정도까지 오래 걸릴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이기는 경기를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류현진은 “두 차례 부상이 있었지만, 돌아와서 다시 이길 수 있으니 굉장히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한국에서 새벽에 많은 분들이 TV 중계를 보셨을 텐테, 다섯 경기 만에 승리를 전해드려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류현진은 또 “구속은 조금 더 올려야 한다”며 “처음부터 커브가 자신 있었고 오늘은 커브가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설명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5차례 등판을 보면 류현진은 까다로운 공을 던지고 있고 전체적인 투구 모습이 정말 좋다”고 칭찬했다. LA 타임즈는 “류현진이 두 번 연속 좋은 투구를 했다”며 “날카로운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필라델피아 타선을 막았다”고 전했다. 트루블루 LA 역시 “류현진이 이번 시즌 최고였던 샌프란시스코전에 이어 또다시 견고한 투구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2경기 연속 호투를 펼쳐 선발진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저스는 훌리오 유리아스가 선발진에 추가되면서 기존 선발진 조정이 불가피하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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