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군 중증장애인시설 옹달샘 거주 지적장애봉사자들이 푸드트럭과 함께 지난 3월 22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 삼성1리 마을회관을 방문,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떡볶이를 나르고 있다.
경기 양평군 중증장애인시설 옹달샘 거주 지적장애봉사자들이 푸드트럭과 함께 지난 3월 22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 삼성1리 마을회관을 방문,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떡볶이를 나르고 있다.
양평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청운면 삼성1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들에게 수지침을 놓고 있다.
양평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청운면 삼성1리 마을회관에서 할머니들에게 수지침을 놓고 있다.

- 경기 양평군 ‘달리는 행복돌봄 이웃들 사업’

郡, 산발적인 봉사 활동 통합
노인복지관 등 14개 기관 참여
271개 마을회관·경로당 대상
복지상담 등 17개 서비스 실시


“떡볶이 드세요. 맛있게 드세요.” 지난 3월 22일 경기 양평군 청운면 삼성1리 마을회관에 트럭 한 대가 도착했다. 양평지역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옹달샘’이 운영하는 푸드트럭이었다. 이날 이 트럭에서는 2급 지적장애를 가진 김윤효(35) 씨 등이 하얀 요리사 복장을 한 채 조금은 서툰 손짓이었지만 또박또박하게 말하며 할머니에게 빨간 떡볶이를 담은 종이 그릇을 건넸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날 김 씨를 비롯해 4명의 지적장애인과 봉사자들은 푸드트럭에서 준비한 떡볶이와 어묵을 주민들께 대접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봉사자 중 가장 맏형인 한광희(51) 씨는 조금의 짬이라도 생기면 연신 트럭 주변을 청소하며 듬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옹달샘은 지난해 7월부터 장애인 자립생활프로그램의 하나로 아산사회복지재단, 한국마사회 등의 지원을 받아 ‘나눔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10여 명이 훈련을 받고 있는데 가장 성적이 좋은 4명이 노인복지회관 등을 찾아 따듯한 음식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이자 자립훈련을 하고 있다. 4명의 장애인은 전날 어묵을 꼬치에 끼우는 작업 등 준비작업도 봉사자들과 함께 진행했다. 준비부터 배식, 뒷마무리까지 모두 직접 해보도록 반복적인 연습이 이뤄진다.

메뉴는 떡볶이와 어묵 외에도 조리가 크게 복잡하지 않은 유럽식 핫도그와 과일에이드, 우동 만드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 옹달샘에는 60여 명의 장애인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더 참여자를 늘려 자립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안태성 생활재활팀장은 “불러주는 곳은 어디든 달려가지만 봉사임에도 불구하고 참여 자체를 꺼리는 곳이 많다”면서 “장애인들이 여러 사회생활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옹달샘이 매주 양평군의 어려운 어르신들을 찾아 봉사하는 것은 양평군의 달리는 행복돌봄 이웃들(달행이) 사업 덕분이기도 하다. 양평군에서는 산발적인 봉사활동을 통합해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재능나눔 활동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달행이를 시행하고 있다.

양평군무한돌봄센터, 양평군정신건강증진센터,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 14개 보건복지기관이 참여해 이동빨래, 복지상담, 건강검진, 생활서비스 등 17개 서비스를 매주 수·금요일 주 2회씩 진행하고 있다. 양평군은 서울시 면적의 1.4배에 달하는 등 경기도에서 가장 넓은 지역으로 기존에는 외곽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어려웠다. 이제는 달행이를 통해 양평군 총 271개의 마을회관이나 경로당을 중심으로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돼 취약계층 주민에 대한 접근성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평군 행복돌봄과 구문경 과장(무한돌봄센터장)은 “2015년부터 여러 기관과 뜻을 모아 찾아가는 원스톱 복지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오지를 우선적으로 찾고 있어 지역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삼성1리 마을회관에 10여 개의 기관과 봉사단체가 찾아와 마을 노인들을 위한 각종 맞춤형 자원봉사가 이뤄졌다. 봉사단체 ‘아름다운 동행’은 이동 빨래차를 통해 노인들이 빨래하기 힘든 이불과 두꺼운 겨울옷 등을 빨래하고 있었다. 21㎏짜리 드럼세탁기 4대가 각각 3∼4번씩 돌아갔고, 빨래를 마친 이불과 담요 등이 따사로운 봄볕 아래서 뽀송뽀송하게 말라 갔다. 거동이 불편한 이들에게는 마을 이장 등과 함께 봉사자들이 직접 집을 찾아가 빨래를 걷어오고 건조까지 마친 빨래도 다시 가져다준다.

아름다운 동행의 안준영(여·34) 봉사자는 “소변 흔적이 있는 빨래 같은 건 안 내놓으시려는 분들도 많은데, 정말 마음으로 대하고 손을 잡고 설득하면서 부끄러움을 없애 드리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마을회관 안에서는 혈압 등을 확인하는 건강검진과 상담, 손마사지, 수지침 봉사등이 이뤄지고 있었다. 남편과 함께 마을회관을 찾은 김귀덕(83) 할머니는 수지침을 맞으면서 “나이가 드니 온몸이 다 아픈데 침을 맞으니까 개운하다”면서 “이렇게 젊은 사람들이 와서 어떻게 약을 먹을지도 알려주고, 건강을 챙겨주니 좋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몸 건강뿐 아니라 노인 우울증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상담도 받았다. 우울증 상담은 노인우울검사(SGDS-K)의 총 15가지 질문을 통해 1단계 검사가 이뤄지는데, 시력이 나빠진 노인들을 위해 복지사들이 일일이 큰 소리로 읽어주며 상담을 이어나갔다. 심각한 상태라고 판단될 경우 전문기관으로 연계해주고 있다.

진기수(28) 정신보건사회복지사는 “배우자가 사망하고 자식들은 외지로 나가 혼자 생활하시는 노인분들은 생활 속에서 지루함과 외로움을 느끼다가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참여한 20여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차례차례 모든 검사 등을 마친 후 전문강사로부터 치매 예방교육도 들었다.

김재선(84) 삼성1리 경로회장은 “퇴행성관절염이 있어 발목과 무릎이 아픈데 오늘 수지침과 마사지도 받고, 앞으로 보건소나 병원 어디에 어떻게 가야 하는지 안내도 받아 든든하다”면서 “좀 더 자주 우리 마을을 찾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평 =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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