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는 보는 이에겐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안긴다. 하지만 킥을 하는 선수들에게 가혹한 짐을 안긴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특히 상대팀이 먼저 골을 넣었을 경우, 뒤따라 차야 하는 선수는 부담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월드스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열린 남미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뒤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메시는 준우승에 그친 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겠다는 폭탄선언으로 팬들을 눈물짓게 했다. 당시 골키퍼 세르히오 로메로(멘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메시가 패닉 상태이기에 은퇴라는 말을 입에 담았을 것”이라며 메시를 감쌌다. 세계적인 스타마저 흔들리게 하는 게 승부차기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새로운 승부차기 방식을 시범 도입한다. UEFA는 4일 오전(한국시간) “선축하는 팀이 유리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승부차기 방식을 일시적으로 변경해 오늘 크로아티아에서 열리는 17세 이하(U-17)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시범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축구 규칙을 관장하는 국제축구평의회는 지난 3월 “선축하는 팀의 승부차기 승률이 60%에 달한다”며 양 팀 선수들이 번갈아 킥하는 일명 ‘ABAB’ 방식을 ‘ABBA’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동전 던지기로 선축하는 팀을 정하고, 승부가 끝날 때까지 그 순번이 유지된다. 즉, A팀이 선축하면 A팀-B팀, 또 A팀-B팀 순서로 찬다. 하지만 이번에 시험 운용하는 ABBA 방식은 A팀이 먼저 찰 경우 A팀-B팀, 그 다음엔 B팀-A팀, 다시 A팀-B팀 순서로 찬다. 이렇게 하면 선축의 이점을 양 팀이 번갈아 누릴 수 있다. 현재의 ABAB 방식은 지난 1970년부터 시행됐다.
UEFA는 “선축한 팀이 골을 넣은 뒤 공을 차는 상대팀 선수는 엄청난 정신적 압박에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여럿 있다”며 “새로운 승부차기 방식을 이번 대회에서 시범적으로 운용한 뒤 다른 대회에도 확대 적용할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UEFA가 큰 영향력을 지녔기에 UEFA가 최종적으로 승부차기 방식을 변경하면 나머지 대륙도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